저유가 영향 신규 투자 '삐그덕'…"연간 증가분 절반 수준 그쳐부타디엔, 벤젠 등 非 에틸렌 체인 사이클 회복도 실적 뒷받침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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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제품 재고 조정 및 비에틸렌 계열 체인의 사이클 회복에 힘입어 중장기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제품 시황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거둔 화학업계에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화학사들의 1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 역시 견조한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선두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전년대비 각각 74.1%, 72.1% 증가한 7969억원, 8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 달성은 기초유분 제품부터 고부가 제품까지 전통적인 화학제품 시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에틸렌의 경우 제품 스프레드가 t당 700 달러 선에서 형성되는 등 양호한 시장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인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신규 설비들의 정상 가동화가 지연되고 있고 중국의 물량도 위협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올해 4분기부터 미국의 에탄 크래커가 가동에 돌입하며 공급과잉이 우려됐지만 수요 증가세와 비교하면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통상 호황 이후에 공급이 늘어날 때는 연간 수요 증가분의 2~3배가 늘어나는데 에틸렌의 경우 2014년 이후 저유가 국면에 진입하면서 신규투자가 위축돼 공급 증가분이 연간 수요 증가분의 1.5배 수준에 그쳤다. 

모두 가동되더라도 글로벌 에틸렌 설비의 가동률 하락 폭은 2~3% 포인트에 불과해 에틸렌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9년 이후부터는 재차 신규 증설이 줄어들어 2021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석탄화학 기반 설비들의 경우 석탄가격의 상승과 환경규제의 강화 등으로 신규설비의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석탄 가격 상승세로 과거 대비 원가가 상승한 점도 가동 지연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게다가 부타디엔, 벤젠 등 비에틸렌 계열 제품도 공급이 타이트해 가격 상승 여지도 높다는 분석이다.

부타디엔 공급이 과거 대비 축소됐으며 벤젠 역시 중국 환경 규제로 공급이 타이트해져 반등시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화학 산업은 2011년 이후 4~5년간의 다운사이클을 거쳐 공급 과잉이 완화되고 사이클이 회복되는 국면"이라며 "이미 공급이 타이트해진 에틸렌은 저유가 상황에서 호황이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