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마비 계산 기준도 들쑥날쑥… 지배구조 감시에 혼선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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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이 지배구조와 보수체계에 관한 공시 자료를 엉터리로 공개해 눈총을 사고 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기본적인 활동시간 자료조차 들쑥날쑥해 보수 산정의 적합 여부를 감시하는 데 혼선만 준다는 지적이다.
8일 Sh수협은행이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지난해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보면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로 독립 출범한 전후로 공시자료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외이사에 대한 출석현황 관리가 주먹구구로 이뤄진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최근 수협은행은 재공모까지 벌였음에도 두 달여나 은행장 후보를 낙점 짓지 못한 은행장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들에게 선심성 거마비(교통비)를 쥐여줘 비난을 샀다. 회의 출석률을 뻥튀기하고 거마비를 참석 횟수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본지 확인 결과 수협은행은 지난해 신경분리 전에도 비상임이사(사외이사)에 대한 출석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독립 출범 이전 활동한 비상임이사는 총 9명이다.
이들은 대개 소이사회에 2~3회, 리스크관리위원회나 경영평가·보상위원회에 1~2회 참석했다. 평균 활동시간은 4.89시간이다.
회의 참석 현황을 보면 개인별 이사회 참석 현황 설명자료와 요약된 표, 기타 보수(심의수당) 산정값이 오락가락한다.
신영태 사외이사의 경우 표로 요약된 출석자료에는 활동 기간이 종료된 4월12일까지 총 3회 열린 소이사회에 2회, 1회 개최된 경영평가·보상위에 1회 각각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활동시간 실적은 4시간으로 공시됐다.
그러나 개인별 세부 활동현황 자료에는 신 사외이사가 지난해 안건 검토와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총 3시간을 사용했다고 적시됐다.
거마비 조로 회의 1회 참석당 30만원을 주는 심의수당은 세부 자료에 적시된 3회 출석을 기준으로 90만원을 지급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독립 출범 이후 새로 짜진 사외이사에게는 참석 횟수가 아닌 출석시간을 기준으로 거마비를 계산해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해 사외이사 보수를 산출하면서 적용한 기준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한준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 요약자료를 보면 한 사외이사는 지난해 총 3회 열린 소이사회에 2회 참석했다. 1회 열린 경영평가·보상위에는 불참했다. 공시된 활동시간은 총 3시간이다.
하지만 개인별 세부 활동현황 자료에는 한 사외이사가 지난해 안건 검토와 회의 참석 등에 사용한 시간은 총 2시간이라고 기록됐다.
심의수당은 세부 자료에 기록된 2회 출석을 기준으로 60만원을 지급했다.
요약자료와 개인별 활동자료의 활동시간이 다른 것은 김정길 사외이사도 매한가지다. 요약자료에는 7시간을 활동한 것으로 돼 있지만, 개인별 세부자료에는 6시간을 사용한 것으로 명시됐다.
김 사외이사는 거마비로 210만원을 받았다. 그는 신, 한 사외이사와 달리 출석률이 100%다 보니 거마비를 계산할 때 요약자료에 나온 출석횟수를 기준으로 30만원을 덤으로 얻은 셈이 됐다.
이런 오류는 회의를 한 차례 열 때 거의 1시간을 활동시간의 기준으로 삼다 보니 출석횟수와 활동시간이 같은 개념으로 쓰여 혼동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설상가상 개인별 자료와 요약자료가 혼재되면서 뒤죽박죽이 된 것이다.
문제는 수협은행의 자료 관리가 엉성하게 이뤄지다 보니 공시 자료를 토대로 은행경영과 지배구조를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