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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이 보험종목 가운데 손보주(株)만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2) 도입을 앞두고 손보사들 보다는 생보사들에게 부담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 탓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생·손보사 12곳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메리츠화재·코리안리 등 6곳에 불과했다.
자본시장법상 지분율 5%를 넘는 투자자는 주요 주주로서 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해야하지만 5% 미만은 공시 의무가 없어 지분투자 내역을 알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동부화재가 9.10%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KB손해보험(8.71%), 삼성화재(8.07%), 현대해상(7.68%), 메리츠화재(7.60%), 코리안리(6.39%) 등의 순이었다.
특히 국민연금은 올 들어 삼성화재의 지분만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삼성화재 주식 47만5746주(1%)를 추가 매입해 총 382만4473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와는 달리 현대해상과 코리안리의 지분율은 올들어 다시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8.69%였던 현대해상의 지분율을 7.68%로 1.01%포인트 낮췄고, 3월에는 코리안리 지분 1%에 해당하는 물량을 시장에 다시 내다 팔면서 지금의 지분율을 갖게 됐다.
반면에 국민연금 장바구니 목록에서 생보 관련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손보사들에 비해 생보사들의 매력도가 떨어져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에는 실적 개선세가 손보사들에 비해 더딘 점과 아울러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손보사들보다 생보사들이 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되면서 생보사들의 주가는 아직까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IFRS4 2단계 도입 시 생명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ratio)은 286%(2013년 말 기준)에서 115%로 절반 이상 떨어진다.
현재 국내 보험사가 적용 중인 부채적정성평가(Liability Adequacy Test·LAT)는 상품을 유배당 확정형, 유배당 연동형, 무배당 확정형, 무배당 연동형, 변액보험 5가지로 분리해 결손금이 발생하는 계약과 잉여금이 발생하는 계약의 손실을 상계하고 있다.
그러나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잉여금과 결손금 상계를 허용하지 않아 개별 계약의 결손금은 모두 부채로 계상된다. 특히 금리확정형 부채의 부족한 준비금을 연동형 잉여준비금으로 상계하고 있는 생보사들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6년 IFRS4 2단계 기준서가 확정되는데 준비금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자율적 자본확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현재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높다고 해도 시가평가를 대비해 준비금잉여가 부족한 생보사들은 이익의 상당한 유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지영혜 기금운용본부 팀장은 "개별 종목에 대해 언급하긴 어렵지만, 기금운용은 신중하게 의논을 하고 있다"며 "최대주주 구성이나 업계 안팎으로의 경영상황 등 여러가지 사안을 고려해 종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