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 올해 수주 대폭 늘어 '회복세' 뚜렷노사갈등·안전문제·채무조정 등 해결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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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빅3가 수주 회복세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각각 노사 갈등, 안전 사고, 채무 조정 등 풀어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수주 회복세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는 올 들어 수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 현대중공업그룹 수주량은 단연 돋보인다. 올해 4월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총 25억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수주량은 42척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이 5억 달러 총 8척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삼성중공업도 꾸준하게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 시점까지 수주가 전무했지만, 올해는 선박 11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23억 달러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 들어 상승세다. 지난해 총 15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고, 4월까지 수주액은 1억3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4월말 기준 7억70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수주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각각 업체들이 직면한 리스크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점이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노사 갈등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올해 임단협 시점이 다가오면서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지난해 임단협 타결 과정에서 분사에 따른 노사간 몸싸움도 있었고, 현재는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장 크게 의견 차이를 보이는 기본급 반납 여부다.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고 있어 언제 해결 국면에 접어들지 기약이 없다. 

     

    삼성중공업은 안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별다른 사고가 없었던 삼성중공업에서 올해 사상 최대의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 지난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크레인 충돌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모두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고용노동부로부터 2주간의 작업 중지 명령을 받았다. 작업을 재개한 지 3일째인 지난 17일 거제조선소 작업장 내 발생한 작은 화재로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이 다시 내려지기도 했다. 작업 중지에 따른 공정 차질이 하반기 실적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채무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17일과 18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회사채 만기연장 등 99%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채무조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한 투자자의 재항고로 채무조정에 관련된 모든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채무조정을 속히 진행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겠다는 대우조선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채무조정이 연기됨에 따라 올 9월로 예정된 주식 거래 재개가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채무조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영업 및 건조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각 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노사 갈등, 안전 문제 등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들은 속히 풀어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