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강조박능후 복지장관 취임, 곧바로 공모 돌입

  •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누가 올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600조원이 넘는 국민 노후기금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문형표 전 이사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7개월 넘게 공석인 상태다. 현재 이원희 기획이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하는 24일 이후 곧바로 이사장 공모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불안정한 조직운영체제를 장기간 끌고 갈 경우 결국 가입자인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도 2개월 넘게 이사장 자리가 공석인 이유도 신임 복지부 장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박 장관 취임을 계기로 이사장 선임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연금은 새 이사장 공모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내부 실무준비를 모드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박 장관이 업무를 시작하는 대로 복지부와 교감을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사장추천위원회는 공단 비상임이사와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되며 보통 1~2차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공모방법과 절차를 정하고 모집공고에 들어간다.

     

    이사장 선임절차는 3단계를 거친다. 이사장추천위원회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심사를 하고 복수의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그러면 복지부 장관이 이들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은 최근 새 국민연금 이사장이 갖춰야 할 5대 자격기준을 제시했다. 5대 자격 기준은 △국민연금 무(無)경력자 반대 △국민연금 신뢰회복과 제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 △기금운용의 민주성, 투명성, 공공성을 견지할 수 있는 인사 △부당한 지배 개입을 차단하고,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공단운영이 가능한 인사 △노동기본권 및 노사자치주의를 신념으로 공단 구성원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사 등이다.

     

    최경진 국민연금노조 위원장은 "이사장을 제대로 선임하는 것이 국민연금 신뢰회복과 적폐청산의 출발점"이라며 "국민연금 제도와 기금운용에 대한 이해가 깊고,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와 정책적 코드는 맞추면서도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일각에서는 새 이사장 후보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연명 교수는 지난 대선 기간 당시 문재인 후보의 복지공약 설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는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며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김성주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정기획위에서 전문위원단장을 맡아 자문위원을 보완하는 전문위원들을 이끌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어 현상황에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세부 원칙과 기준을 말한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은 4번이나 유찰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