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금 투자기관들의 경영참여 폭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민연금은 관련 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지난 8일 마감하고 업체 선정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연금은 560조의 운용자금 중 100조를 국내자본시장인 코스피와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한 국내 상장회사만도 800여개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연금측이 이사회와 주요 안건에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선 관련 인력충원과 개입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계자는 “우선 보건복지부 기금운영위원회의 방침이 나온 뒤에야 인력운영 등에 대한 세부적인 것들이 정해질 수 있으며 기재부와 법제처 등과도 협의를 거쳐야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은 여타 연기금 및 금융기관에 비해 기금운영본부내 담당 인력 8명을 보유하고 있어 제도가 시행되면 즉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투자기관들은 스튜어드십 제도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자본시장 건전성과 증시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도 기업의 불투명성이 해소돼 해외투자자들이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과 영국이 이 제도를 통해 증시 활성화를 꾀한 것을 사례로 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 의결권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민연금에서 마련해야하고 인력운영에 드는 비용은 기관투자자가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며 “외국회사의 경우 의결권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까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가장 준비가 잘된 국민연금 외에 타 연금기관도 인력보강이 필요하다"며 "회사합병, 자사주취득, 배당은 기본적으로 스튜어드십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만큼 인력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나설 경우 다른 기관투자자도 줄지어 관련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헤지펀드같은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게 되고 중·장기적인 회사 이익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이는 결국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