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청문 예정, 해명 못하면 자격 박탈 국토부 "시공참여확약서 등 정부 기준에 미흡"
  • ▲ 안산ㆍ시흥~여의도 신안산선 노선도.ⓒ연합뉴스
    ▲ 안산ㆍ시흥~여의도 신안산선 노선도.ⓒ연합뉴스

    3조4000억원 규모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트루벤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트루벤)은 자격 박탈 위기에 처했다. 평가가 잘못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으로선 트루벤의 자충수에 재도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트루벤에 신안산선 복선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사전통지를 보냈다.

    트루벤은 오는 23일 열리는 청문에서 국토부가 문제로 지적한 시공참여확약서 등 서류 오류·미비에 대해 소명하지 못하면 우선협상자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국토부는 공정한 청문을 위해 청문 주재자로 외부 전문가(교수)를 낙점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달 트루벤이 낸 시공참여확약서 등 서류를 검토한 결과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시설사업기본계획(RFP) 규정에 맞지 않아 서류를 불승인하고, 우선사업대상자 자격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국토부는 트루벤이 낸 서류의 형식과 내용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 RFP 규정을 보면 사업대상자는 △사업계획서 시공(설계) 계획에 따라 시공할 것과 법률적·재정적·행정적 책임을 감수한다 △사업계획서의 시공(설계) 관련 내용에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허위가 있음이 밝혀지면 어떤 행정처분도 감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는 우선 트루벤이 낸 서류의 수신자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트루벤이 낸 서류에는 수신자가 국토부 장관이 아닌 트루벤이 대표사로 있는 (가칭)에코레일주식회사로 돼 있다.

    확약 사항도 RFP 규정과 다르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트루벤이 제출한 시공참여확약서에서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 10여개 기업은 공사 도급계약 체결을 전제로, 계약을 맺은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RFP에 수신자가 국토부 장관으로 돼 있는 것은 사업대상자가 국토부 장관에게 사업계획서대로 시공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라며 서류상 오류를 지적했다.

    국토부는 시공참여확약서 내용도 책임시공과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견해다.

    국토부 관계자는 "트루벤이 낸 시공참여확약서는 확약서가 아니다"며 "참여 시공사들이 실시협약 체결 후 시공 조건 등이 안 맞으면 계약을 맺지 않을 수 있고, 시공계약 체결을 위해 사업계획서를 변경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 RFP 확약조건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루벤은 지난 2일 보도참고자료를 냈었다. 한마디로 트루벤은 건설사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 중심의 컨소시엄이어서 건설사가 중심이 돼 내는 시공참여확약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FI 중심의 컨소시엄 특성을 고려해 유예 조항을 적용했음에도 트루벤이 형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태도다. 트루벤이 공사발주계획서를 먼저 내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석 달 이내 적격한 시공참여확약서를 내도록 했지만, 결함 있는 서류를 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예 조항을 두었음에도 정부 RFP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데 따른 조처"라며 "트루벤은 FI 중심의 컨소시엄이니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트루벤이 청문에서 지적사항을 해명하지 못하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잃게 된다.

    3조3895억원 규모로 평가된 신안산선 복선화 건설 사업이 사업자 선정부터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쟁에서 탈락하며 평가상 하자를 지적했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으로선 재도전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포스코는 우선사업자선정 평가에서 떨어진 만큼 트루벤이 자격을 잃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는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신안산선 복선화 사업은 경기 안산시에서 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43.6㎞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2023년 개통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