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학회 "안전성 여전히 문제 있다"며 의료기관들에 설사약 직접주입 방식 금지 권고

  • 의료계와 학계가 일선 의료기관에서 성행하는 '설사약 안 먹는 대장내시경' 검사 방식에 대해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장세정제의 위내시경을 통한 직접 주입 관련 협조 요청서를 전 회원 의료기관에 보냈다.


    이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위장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동시에 하는 치료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위한 설사약(대장정결제)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을 홍보하며 환자를 유치하는 데 따른 것.


    A의료기관은 수면 마취 상태의 환자에게 내시경을 통해 위 혹은 십이지장에 직접 주입, 설사를 유도함으로써 설사약의 역한 맛으로 인한 고통을 덜어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의사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해당 시술을 금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 의사협회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장연구학회의 공식적인 자문 결과를 근거로, 그 위험성을 재확인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직접 주입 방식이)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고 약을 주입하는 방식이나 사용약제 모두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일반적 사용은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의료기관은 일반적인 환자들에게까지 직접 주입 방식을 권하고 있는데, 이는 의식이 없는 환자 등 경구 복용이 불가능한 일부에 한해 보완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부작용에 대해 대한장연구학회는 "흡인성 폐렴 등 치료나 입원을 필요로 하는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지러움과 심계항진은 경구 주입보다 좀더 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지난해 학회에서 발표된 A의료기관의 직접 주입 방식 연구분석과 관련)대상자가 많지 않아 부작용과 안전성을 명확히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성 근거가 부족한 실정에서 적은 경험에만 의존해 사용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그간 해당 의료기관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의료계와 학계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학계에서 제동을 건만큼 앞으로도 직접주입 방식이 공신력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