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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북한 핵실험 위력에 휩싸였다.
북핵 위험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위협 요인으로 부각된 데다 코스피가 8개월간 랠리를 지속한 상황에서 차익실현의 빌미로도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가 5일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한 결과 일부 센터장은 북핵 위험 고조로 단기에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9월9일 5차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닷새간 3.5% 하락했다"며 "이를 현 지수에 대입하면 70∼80포인트 하락에 해당된다"며 코스피 2270∼2280을 하방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시는 그간 학습 효과로 인해 북한 위험에 크게 민감한 반응을 보여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정세와 맞물려 과거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글로벌 악재로 부상했다.
여기에 이달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및 재정정책 등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적돼온 북한 위험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증폭될 소지가 있고 7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로 달러 반등이 가시화하면 외국인 매물 압력으로 코스피가 2300을 이탈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오는 14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며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후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코스피가 2300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7월부터 진행된 북핵 위험에 계속 눌려 가치평가 수준과 괴리가 벌어지고 있고 외국인도 그동안 매도를 통해 비중을 많이 줄였다"면서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로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95배까지 빠졌다"며 "이를 지지선으로 보면 현재 기업이익 기준 PBR 0.95배인 2300이 하단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동일해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바닥이 될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가 2300을 일시적으로 밑돌 수 있으나, 이 수준이 단단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조에 달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19일 FOMC 회의를 기점으로 대다수 해외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데는 대다수 센터장의 의견이 일치했다.
지수는 올해 3분기 기업실적 발표 기간(어닝 시즌)에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조용준 센터장은 "북한 위험이 부담스럽고, 단기에 해결되기 쉽지 않은 사안이지만, 우발적 위험이 생겨도 단기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영역일 뿐"이라며 "긍정적인 3분기 기업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달 말부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터장들은 올해 증시 주변 여건과 기초여건(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가치평가 매력도 여전한 만큼 북핵 위험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연말까지 2600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고점을 2600으로 잡고 있다"며 "코스피는 글로벌 통화정책 변수에 따른 미세한 조정에도 북핵 위험 해소를 계기로 반등해 4분기 초 2600에 도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용욱 센터장은 "북핵 위험을 제외하고 글로벌 경기와 기업실적 등 증시 주변 환경은 긍정적"이라며 "연말까지 코스피 변동 폭의 상단을 2600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상장사들의 잠재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코스피는 최대 2,600까지 오를 수 있으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면 완만하게 올라 2500 전후에서 올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