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치硏 연구 결과… 생산량 늘지만 노동 수요량 감소CEO·의사·교수 '뜨고' 간병인·경찰·소방관·은행원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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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1차 산업혁명은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바꿨고, 2차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으며, 3차 산업혁명에서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이뤄졌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등이 기존 영역의 경계를 넘어 융합하면서 나타나는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의미한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로봇공학, 가상현실(VR)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꼽힌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일자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컴퓨터자본 생산기술은 약 4.13%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20년 동안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는 5.92% 증가하는 반면, 반복적 노동자와 비반복적 육체 노동자는 각각 3.97%, 17.04% 감소한다. 이를 실물단위로 나타내면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는 33만4820명이 늘게 되지만, 반복적 노동자와 비반복적 육체 노동자는 각각 58만9390명, 98만9646명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4차 산업혁명으로 20년 동안 124만4217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게 파이터치연구원의 설명이다.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는 기업 CEO(최고책임자), 정부기관 부서장, 연구·전력공급·영업부서·여행업체 관리자, 생명과학 연구원,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베이스 개발자, 환경공학 기술자, 항공기 조종사, 도시계획 설계가, 의사, 물리 치료사, 사회복지사, 교수, 컴퓨터 강사, 판사, 검사, 금융상품 개발 전문가, 방송작가, 디자이너, 배우, 화가 등을 말한다.

     

    반복적 노동자에는 경리사무원, 단순자료 입력원, 은행출납·보험청구·법무 사무원, 통계자료 집계원, 예약·발권 사무원, 낙농업자, 벌목원, 어패류 양식원, 정육원, 도축원, 재단사, 가죽의복 제조원, 간판 제작 설치원, 용접원, 주조원, 자동차정비원, 공업기계설치원, PC 수리원, 철근절단공, 도배공, 인터넷 서비스 설치원, 배관공, 방역원, 영차 기관사, 택배원, 환경미화원, 재활용품 수거원, 주방보조원, 주유원, 가스점검원 등이 해당한다.

     

    헤어디자이너, 간병인, 승무원, 관광안내원, 음식점 종업원, 자동차 영업사원, 백화점 판매원, 매장 캐셔, 휴대전화 판매원, 텔레마케터, 경찰관, 소방관, 보안요원 등은 비반복적 육체 노동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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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로는 50~59세 노동자의 순감소량이 가장 컸다. 총 34만9312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순감소량이 가장 적은 연령대는 15~29세로, 총 18만5327명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또, 숙련도에 따라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총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총노동 수요량은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이 촉발될 것이라고 파이터치연구원은 우려했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총 6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는 근로자에 대한 전직 지원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대체 위협에 직면한 취약 근로자의 실태를 분석해 전직 가능한 맞춤형 직종을 제시하고, 실업기간 동안 사회보장서비스를 패키지화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직무교육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둘째는 4차 산업협명에 따라 늘어나는 비정형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정형 근로자가 사회보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호봉제 중심의 임금 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기업 CEO 등 비반복적 인지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 창출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창조적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문기관들을 정비하고, 사회적 노동이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문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넷째는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한 최저임금제 적용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프레임에서 볼 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컴퓨터에 의해 대체돼 가장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반복적 육체 노동의 자동화를 촉진하게 된다"며 "일자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자제하고, 업종의 이질성을 반영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 파이터치연구원 김강현 연구위원이 26일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연구발표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새로운 분석모형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파이터치연구원 김강현 연구위원이 26일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연구발표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새로운 분석모형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파이터치연구원은 이 외에도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 관련법 보완 △비반복적 인지 노동자 육성을 위한 교육제도 구축 등을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을 완화시킬 대안으로 제시했다.

     

    파이터치연구원 김강현 연구위원은 "다양한 종류의 근로자와 노동방법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동 관련법을 세분화하고, 노동 관련법을 제도적으로 제·개정해야 한다"며 "창조적 지능과 사회적 지능을 배양할 수 있도록 대학입시 제도를 스웨덴과 같은 방향으로 과감히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