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성공의 해법] 이통사들 정부규제로 EBITDA 글로벌 평균 미달"통신산업 위기는 곧 국가경제 위기…투자 위축 우려""경쟁력 확보 '뒷걸음'…통신서비스 '공공재' 시각 버려야'"
  •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구축을 위해 5G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G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제4차 산업혁명에 기반이 되는 핵심 요소로 4G 이동통신을 대표하는 LT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약 1000배 빠른 기술이다.

    초고화질(UHD) 영화 한편을 10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대용량 문서를 빠른 시간 안에 전송할 수 있어 4차 산업 성패의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 역시 5G가 상용화되는 2020년에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경주 미래경영전략연구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경우 5세대 이동통신표준화가 2020년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2020년에 본격화 될 것"이라며 "무선통신 속도가 지금보다 100배에서 1000배 빨라져 모든 사물에도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해 지고 이 과정에서 발전된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되면 사물 중심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G가 구축되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실감형 비디오 콘텐츠, 빅데이터, 스마트홈, 자율주행·무인화 등에서 관련 기술들이 폭발적으로 생성돼 향후 몇 년 안에 '변화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이 원장은 4차산업 혁명 변화의 일례로 자율주행차를 꼽았다. 2020년 이후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가 본격화 되면 구글, 애플, 바이두와 같은 정보통신 업체들에게 벤츠나 토요타, 현대차 등 자동차 메이커들은 하청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내다봤다.

    사실상 시대 흐름에 적응 못하는 상당수의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산업 위기는 곧 국가경제 위기"…수익 확보 비상에, 투자 위축 우려


    문제는 새정부가 최근 5G 상용화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숨통을 옥죄고 있어, '미국-중국' 등 글로벌 ICT 기업들보다 관련 산업이 더디게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를 통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을 골자로한 통신비 인하 정책을 발표하며, 이통사들의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의 평균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율은 전세계 평균이 40.4%로,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0.3%로 이와 거의 같았지만, 국내 이통사인 SK텔레콤은 36.3%, KT는 33.5%, LG유플러스는 27.4%로 모두 세계·아시아 평균에 미달했다.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우리나라와 5G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이통사들에게도 한참 뒤져 있는 모습이다.

    미국(버라이즌 와이얼리스, AT&T, T- 모바일) EBITDA 마진율 평균은 50.9%, 중국(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평균 38.6%, 일본(NTT 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평균은 51.0%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이통사들의 통신 기술 및 대규모 설비투자 등과 관련된 연관 산업 투자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통신업계의 매출이 수년째 정체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통3사 IR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통사의 연도별 투자비는 2011년 7조3110억원을 기록, 2012년에는 8조2482억원으로 투자비를 소폭 올렸으나, 이후엔 2013년 7조1972억원, 2014년 6조8710억원, 2015년엔 5 조6983억원으로 점차 투자비가 줄고있다.

    업계는 그동안 이통사들이 통신 산업 성장에 기여해 왔으나, 앞으로 이 같이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가 축소될 경우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해 국내 유무선 통신서비스의 우리나라 GDP 기여도는 4.36%로 OECD 회원국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곧 통신산업의 위기는 곧 국가경제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통신서비스 '공공재' 시각 버려야…정부 규제로 경쟁력 '뒷걸음'"


    전문가들은 새정부가 통신서비스를 공공재 성격으로 바라보면서 시각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통신서비스에 대한 개념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IT 경영대학 교수는 "이통 3사는 결국 정부에 주파수를 경매를 통해 상당히 비싼 돈으로 사 통신네트워크에 투자를 했고, 망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통사의 통신서비스는 엄연한 이들의 사유재산인데 이를 공공재 취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신비 인하를 '정부 주도로 할 거냐, 시장의 경쟁으로 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정부의 부당한 개입은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새정부의 통신 인하 정책들은 시장 질서를 완전히 교란하는, 어떻게 보면 자유시장질서를 완전히 교란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통신사는 이미 막대한 선투자를 한 회사들"이라며 "자본이익률이 높지도 않고 지금 4차 산업 혁명에서 5G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 같은 통신비 인하 정책들은 결국, 이통사들의 4차 산업 도약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조 교수는 "사용재가 공공재로 둔갑하면 일단 그 시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점철되고, 시장의 기능은 마비되거나 크게 침체된다"며 "나아가 해당 재화와 서비스를 공기업이 제공하면 비효율성의 확대로 국민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틀린 공공재 개념은 시장을 왜곡하고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신비 인하 정책이 기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여질 수는 있으나, 거시적으로 국민경제나 국가의 가치 생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통신비 인하를 논의하기보다 국내 이통사들이 ICT 시대 4차 산업혁명을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오히려 더 국민들의 후생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또 "통신요금 인하가 추가적으로 강제되면 경쟁국 이통사와의 투자 여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모바일 벤쳐 등 국내 ICT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훼손돼 4차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저하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