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13.7% 노선 변경, 유보 7.6%도 합류 전망… 도공 부담 늘 듯
  • ▲ 고속도로.ⓒ연합뉴스
    ▲ 고속도로.ⓒ연합뉴스

    다음 달 3~5일 처음 시행하는 명절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기간에 최대 20%쯤의 차량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도 차량이 집중되는 기간이어서 저속도로가 우려된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정한 통행량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여 재정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11일간을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교통대책을 시행한다.

    국토부는 이 기간 전국에서 총 3717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5.0%(178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량은 1일 평균 447만대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4% 늘어난 것이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추석 전날과 당일, 다음 날인 다음 달 3~5일 사흘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문재인 대통령 교통부문 공약에 따른 조처다.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교통량은 명절 당일 앞뒤로 총 사흘간 전체의 72%가 집중됐다.

    국토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올 추석 연휴 교통수요조사에서는 연휴 기간 승용차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84.4%로 가장 많았다.

    이번 면제 기간에는 차량이 더 몰릴 공산이 크다. 고속도로가 '거북이 저속도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통연구원은 수요조사를 이달 1~5일 닷새간 진행했다. 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사전에 언급한 바 있지만, 정부가 통행료 면제 기간을 확정·발표한 것은 지난 12일로 시차가 있다.

    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조사할 때 정부의 면제 기간(10월 3~5일) 안을 알고 있었다"며 "설문조사할 때 나중에 통행료 무료화에 따른 기존 응답의 변경 여부를 따로 물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 추석 연휴 중 고속도로 무료화로 인한 기존 일정 및 노선 변경 여부.ⓒ국토교통부
    ▲ 추석 연휴 중 고속도로 무료화로 인한 기존 일정 및 노선 변경 여부.ⓒ국토교통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중에 고속도로 무료화가 확정돼도 이미 답한 이동 노선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견은 66.4%쯤이었다.

    국도보다 고속도로를 더 많이 이용하겠다는 답변은 13.7%였다.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따라가겠다는 응답은 12.3%였다. 모르겠다는 의견도 7.6%로 집계됐다.

    도로공사가 이번 면제 기간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통행량은 8%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행료 면제로 고속도로를 더 이용하겠다는 답변과 5.7%포인트(P)쯤 차이 난다.

    두 자료를 직접 비교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가 추정한 통행량 증가도 결국 고속도로 무료화 영향을 고려한 것인 만큼 참고할 만한 유의미한 자료로 보인다.

    노선 변경에 대한 추가 질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모르겠다'고 답한 7.6%다. 전화 설문조사 당시 처음부터 고속도로 무료화 정보를 주고 의견을 물은 게 아니어서 나중 추가 질문에 즉답을 미룬 경우로 볼 수 있다.

    이를 고속도로로 노선을 바꾸겠다는 응답과 합치면 통행료 면제로 말미암아 추가로 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이용할 잠재수요는 21.3%나 된다. 최대 5대 중 1대꼴로 고속도로 이용이 늘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고속도로 무료화로 기존 귀성·여행 일정을 변경하겠느냐는 물음에 19.7%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다음 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 기간이 길어진 게 변수가 되겠지만, 고속도로 무료화 기간에 차량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통행료가 주 수입원인 도로공사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번 무료화 조처로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구간은 하루 150억원, 민자구간은 40억원 등 총 190억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흘간 총 570억원 규모다. 무료화 기간 재정구간 이용 차량이 늘수록 도로공사 부담액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