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올 한해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거뒀다. 수주 목표와 함께 자구계획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다. 2년째 표류 중인 임단협은 유일한 리스크로 꼽히지만, 신임 노조가 연내에 교섭을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75억 달러의 수주목표와 지난해 수립한 3조5000억원의 자구계획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 3사의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75억6000만 달러로 올해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현대중공업이 34억2100만 달러를 수주했고,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19억9100만 달러, 21억500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자구계획 목표도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중 최초로 달성하며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중공업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주절벽이 지속되자, 지난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올 9월까지 목표액에 90%인 3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완료했고, 지난달 하이투자증권을 DGB 금융지주에 매각하며 연내 자구계획 달성에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가격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매각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매각 금액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자구계획 달성에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구조조정을 조기에 완료한 만큼 타사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면서 "연말까지 추가 수주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주목표와 자구계획을 모두 달성했음에도 풀리지 않는 노사갈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임단협을 끝내지 못해 올해까지 계속 노조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사는 2년째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차를 좁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에서는 신임 노조 집행부를 선출했고, 이달 1일부터 신임 집행부가 공식 임기에 들어갔다.
긍정적인 것은 신임 노조 집행부가 이전과 달리 임단협을 연내 마무리짓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7일 오후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노조위원장 이·취임식에서 전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내타결 선포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후에는 2개월여 만에 사측과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노조 집행부가 연내 타결에 굳은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임단협이 장기화되면서 노사갈등을 넘어 노노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노조원들은 지난 집행부에 빠른 타결을 원했음에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 노조는 이같은 분위기를 일찌감치 파악해 하루빨리 임단협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이 내년까지 넘어간다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받는 부담 또한 적지 않다"며 "현대중공업이 연내 노사갈등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노사 화합으로 회복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