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마트 데이즈·CU 등 새 간판 내세워… "상징적인 의미와 리스크 적은 혁신성 강조"
  • ▲ 위에서부터 새롭게 변경된 롯데그룹, 이마트 데이즈, CU 간판. ⓒ각사
    ▲ 위에서부터 새롭게 변경된 롯데그룹, 이마트 데이즈, CU 간판. ⓒ각사


    최근 유통업계가 젊고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가판 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10여 년간 사용했던 CI(Corporate Identity)와 BI(Brand Identity)를 올해 집중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간판 교체는 기존까지와 다른 새로운 도약이라는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최근 트렌드에 맞는 젊은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대규모 투자나 설비 증설 등에 리스크 없이 고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롯데그룹의 경우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를 적용했다. 신규 CI는 기존 CI와 달리 영문자 'LOTTE'에서 'L'만 부각해 필기체 'ℓ'을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이다.

    심불의 둥근 마름모꼴은 롯데의 새로운 터전이 된 잠실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부지를 조감(鳥瞰)했을 때 모양을 본뜬 것이다.

    '엘(L)'이라는 대표 문자를 롯데라는 기업의 뜻으로 상징성을 부여해 젊은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 회장의 '뉴 롯데' 선언 등과 함께 새로운 도약이라는 의지도 대내외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자체 의류 브랜드 '데이즈'도 이달 BI를 교체했다. 내년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앞서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데이즈(DAIZ)의 새로운 BI는 '오늘 하루가 나의 일상이 된다'는 브랜드 슬로건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에 행복을 부여하겠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데이즈는 내년 봄, 기존 주요 고객층인 40·50세대를 벗어나 10대와 2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데이즈 블루(DAIZ BLUE) 론칭도 준비 중에 있다. 이번 BI 교체는 젊은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 평가다.

    BGF가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BI를 교체했다. 지난 2012년 일본 브랜드 '훼미리마트'를 때고 CU 독자 브랜드로 전환 이후 5년만에 교체다.

    CU가 BI를 교체한 것은 친근하고 밝은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들을 재정비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가맹점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BGF리테일이 지난달 업계 최초로 글로벌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 국내 첫 편의점 프랜차이저 (Franchisor)가 됐다는 상징성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유통업계의 새 간판 달기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 및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신사업 육성안 등을 내세워야 하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 않아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하는 사명 변경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신사업 육성 등과 비교해 사명 변경이 단순 금액투자 부분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객에게 혁신적인 이미지 전달을 할 수 있고 신사업 실패 등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부분이 있다"며 "2018년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비롯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부분도 간판 교체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