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상생협약거부비상대책위원회 8일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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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가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등 당면한 과제에 맞춰 가맹점주들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은 이번 '상생안'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며 반대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상생안에 반대하는 가맹점주들은 온라인 카페에서 상생반대위원회를 출범하고 8일 총회를 열어 해당 본사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이 상생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의 협상 과정에서 일부만 동의를 얻은 날치기식 통과라는 것과 이번 상생안의 효력이 사실상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것이 이유다.
가맹점주들의 실망감은 청와대로 이어졌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CU본사와 점주 협의회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에는 "CU 상생안 발표에 대다수 점주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점주 협의회는 점주 커뮤니케이션이 있는데도 전혀 소통되지 않은 채 본사와 상생안을 협의했다.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시글은 7일 현재 1400여명의 동의한 상태다.
CU 점주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한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가맹 점주는 "본사의 터무니없는 상생안에도 화가 났지만, 점주 협의회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 지도 의구심이 든다"며 "협의회가 말도 안 되는 상생안을 받아들였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CU에서 내놓은 상생안이 사실상 보여주기식 대책으로 실질적인 효과가 미비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CU가 지난 1일 내놓은 상생안을 요약하면 가맹점 생애주기별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연 약 800~900억원 지원, 5년간 최대 45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애주기별 관리 프로그램은 총 3단계로 구분돼 있다. 신규점 초기 안정화 제도(1년 미만)에는 매달 점포 수익금이 '최대 350만원+월 임차료'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해 주던 것을 '최대 470만원+월 임차료'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폐기지원금도 월 최대 30만원이 지급된다.
운영 단계에서는 全 가맹점을 대상으로 전산, 간판 유지관리비 등을 지원하며, 24시간 운영점포는 가맹수수료율 기준으로 전기료를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폐점단계에서는 신규점을 대상으로 위약금 감면 등 폐점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은 이 상생안이 단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반발하는 내용은 전기세 부분이다. 전기세의 경우 24시간 운영 점포에 한정돼 있고 가맹수수료율 부담을 적용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CU가 7대 3의 계약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사가 부담하는 수치는 3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간판 청소와 감열지 무료 지원은 1년에 10만원도 안되기 때문에 상생안에 나온 금액은 커 보이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복수의 점주들은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죽으라는 소리"라며 "매출이 안 돼서, 환경이 안 돼서 못하는 곳들도 많다. 가맹수수료율에 따라 액수를 나누는 행위도 결국 점주들의 분열을 야기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점주는 "단돈 몇만원을 지원하면서 마치 엄청난 지원을 하는 것처럼 CU가 언론플레이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이에 대해 BGF 측은 이번 상생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부분의 점주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든 대책이라고 관련 내용을 반박했다.
CU관계자는 "이번 상생안은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4개월 동안 협의를 진행한 끝에 서로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았고 그 결과물"이라며 "모든 가맹점주들이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양측의 합의가 있었던 내용"이라고 내부거래 의혹을 부정했다.
점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상생안이 변경되거나 추가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단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