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및 IT 기술 발전으로 소비형태 전환… 오프라인마켓 생존 경쟁 시작
최저임금 인상 및 유통규제안에 기업 '답답'
  • 문재인 정부 출범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굵직한 변화들이 이어지면서 2017년 유통가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1인 가구 증가와 IT 기술 발전은 '가정간편식'과 '무인점포' 등의 트렌드를 가속화했고 새 정부의 규제 강화과 최저임금 인상 결정 등은 유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웃음 보다는 고민이 깊었던 올해 유통가의 주요 뉴스를 뉴데일리경제와 함께 되짚어 본다.<편집자주>

    2017년 정유년(丁酉年) 유통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IT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소비형태가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유통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여기에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文정부 출범으로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강하게 기업에 전달되며 유통채널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2017년을 뜨겁게 달군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한눈에 살펴본다.

  •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최저임금 7530원 인상 결정… 유통업계 '고심'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文정부의 공약에 따라 2018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유통업계는 무인 주문기를 도입하거나, 직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점포를 대안으로 내놨다. 특히 가맹점 위주로 진행되는 편의점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였고, 이마트24는 사람이 전혀 없이 운영되는 무인편의점 4곳을 운영 중에 있다.

    편의점에서 내놓은 상생안과 관련한 이슈도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등 최저임금 문제는 현재도 유통업계 핵심 과제로 꼽힌다.

  • ▲ 중국 내 롯데마트. ⓒ롯데마트
    ▲ 중국 내 롯데마트. ⓒ롯데마트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 유통업계 탈중국 '가속'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계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특히 강도 높은 보복이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을 중단시켰고, 결국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버티다 못한 롯데마트는 지난 9월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 역시 중국 내 자사 매장 6곳 중 5곳을 태국 유통기업 CP그룹에 일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을 접은 유통업계는 동남아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마트의 경우 몽골에도 신규 점포를 내며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신세계그룹
    ▲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신세계그룹


    ◇文정부의 규제 강화에 유통업계 촉각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유통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현재 정부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에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정치권에서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규정된 월 2회 의무휴업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고,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지가 제한되는 '상업보호구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복합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유통업계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 속에 매출 증대와 당초 약속했던 신규 고용 창출 모두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 로캣배송을 하는 쿠팡차량. ⓒ진범용 기자
    ▲ 로캣배송을 하는 쿠팡차량. ⓒ진범용 기자


    ◇쿠팡 vs 쿠팡맨… "갑질인가? 을의 횡포인가?"

    쿠팡이 자체 택배 기사인 쿠팡맨에 대한 도 넘은 갑질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결국 이들의 탄원서가 청와대로 향했다.

    지난 5월 강병준 쿠팡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광화문 국민인수위원회의 국민 제안 접수창구 '광화문 1번가'에 쿠팡맨 75명(전현직) 명의로 탄원서를 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쿠팡은 216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부당해고했다. 당시 근무하고 있는 쿠팡맨 전체 인원은 2237명으로 쿠팡 측에서 밝힌 3600명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사실무근'이라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논쟁에 결과는 아직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 씨푸드 스테이션. ⓒ롯데마트
    ▲ 씨푸드 스테이션. ⓒ롯데마트


    ◇"돌파구 찾아라"… 체류형 몰·그로서란트 마트 등장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마켓들이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돌파구로 고객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요소를 집합한 매장들을 연이어 오픈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전작인 하남보다 비 쇼핑공간이 6300㎡ 넓고 이 부분에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등 대규모의 체험형 매장이 들어섰다.

    롯데마트도 지난 4월 오픈한 양평점 1층을 통채로 비우고 그 공간을 '도심 속 숲'을 콘셉트로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꾸려졌다. 장보기와 식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역시 5월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형태의 상권 맞춤형 매장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마켓들은 고객 체류 시간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 ▲ 내맘대로 도시락 밥 종류. ⓒ정상윤 기자
    ▲ 내맘대로 도시락 밥 종류. ⓒ정상윤 기자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 편의점 소포장 제품 인기↑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편의점이 소용량 상품을 주력으로 배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분석한 결과 소용량 포장 과일 매출은 2015년 34.5%, 2016년 37.3%, 2017년 46.2%로 지속 신장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 매출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U 도시락 매출신장률은 2014년 10.2%에서 2015년 65.8%, 2016년에는 168.3%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1코노미'를 겨냥한 상품들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GS25는 2~3kg의 소용량 수박인 블랙망고수박을 출시했으며, 세븐일레븐도 이와 비슷한 '노란미니수박'과 '애플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vs 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조정' 논란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문제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롯데면세점 측은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 방안을 인천공항공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형평성을 이유로 이 같은 롯데의 주장을 들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롯데는 최악의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뺄 수도 있다는 강수를 뒀지만, 인천공항공사 측도 롯데가 사업을 철수하면 후속 절차를 밟으면 그만이라고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양사의 갈등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될 분위기다.

  • ▲ CU에서 판매하는 전자담배 아이코스. ⓒ진범용 기자
    ▲ CU에서 판매하는 전자담배 아이코스. ⓒ진범용 기자


    ◇궐련형 전자 담배 인기 고공행진… 아이코스·글로·릴까지

    지난 6월 전자담배계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아이코스(IQOS)가 출시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아이코스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제품으로 아이코스 전용 담배 제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4월 중순 기준 8.8%에 달할 정도로 열풍을 이끌고 있다.

    아이코스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출시한 글로와 릴도 인기몰이하고 있다. 궐련형 담배는 일반 전자담배와 비교해 비교적 일반 연초와 맛이 비슷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반 연초보다 몸에 덜 해롭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 ▲ 좌)온리프라이스, (우) 노브랜드. ⓒ진범용 기자
    ▲ 좌)온리프라이스, (우) 노브랜드. ⓒ진범용 기자


    ◇'노브랜드'·'온리프라이스'등 초저가 PB '인기'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라는 키워드가 대표 단어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제조사 제품과 비슷한 품질이지만 보다 저렴하고 실속 있게 구매할 수 있는 PB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영향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PB를 론칭하거나 기존 PB의 품목을 확대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식품을 넘어 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지난 9월에는 32인치 TV와 에어프라이어를 내놨다. 이마트24 및 부츠 등 판매 채널도 확대했다.

    롯데마트도 '온리프라이스'라는 PB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1000원 단위의 균일가 상품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떨이 판매나 추가 할인 없이 고정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억에 남는 상품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각사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각사


    ◇홈쇼핑 비리 의혹 모락모락… 초유의 재승인 불발 가능성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과 관련한 뇌물 의혹이 홈쇼핑 업계 전체를 덮쳤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홈쇼핑사는 롯데, GS, 홈앤쇼핑 등이다. 이들은 당시 전 전 수석이 명예협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가성 금품을 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을 후원한 것이 재승인과 관련한 대가성이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GS홈쇼핑도 한국e스포츠협회에 1억5000만원을 기부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홈앤쇼핑 역시 한국e스포츠협회에 27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재승인이 내년 5월인 만큼, 이번 의혹이 발목을 잡을 경우 홈쇼핑 사상 초유의 재승인 불발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