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출범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굵직한 변화들이 이어지면서 2017년 유통가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1인 가구 증가와 IT 기술 발전은 '가정간편식'과 '무인점포' 등의 트렌드를 가속화했고 새 정부의 규제 강화과 최저임금 인상 결정 등은 유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웃음 보다는 고민이 깊었던 올해 유통가의 주요 뉴스를 뉴데일리경제와 함께 되짚어 본다.<편집자주>
2017년 정유년(丁酉年) 유통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IT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소비형태가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유통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여기에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文정부 출범으로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강하게 기업에 전달되며 유통채널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2017년을 뜨겁게 달군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한눈에 살펴본다. -
◇ 최저임금 7530원 인상 결정… 유통업계 '고심'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文정부의 공약에 따라 2018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유통업계는 무인 주문기를 도입하거나, 직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점포를 대안으로 내놨다. 특히 가맹점 위주로 진행되는 편의점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였고, 이마트24는 사람이 전혀 없이 운영되는 무인편의점 4곳을 운영 중에 있다.
편의점에서 내놓은 상생안과 관련한 이슈도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등 최저임금 문제는 현재도 유통업계 핵심 과제로 꼽힌다. -
◇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 유통업계 탈중국 '가속'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계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특히 강도 높은 보복이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을 중단시켰고, 결국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버티다 못한 롯데마트는 지난 9월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 역시 중국 내 자사 매장 6곳 중 5곳을 태국 유통기업 CP그룹에 일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을 접은 유통업계는 동남아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마트의 경우 몽골에도 신규 점포를 내며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 文정부의 규제 강화에 유통업계 촉각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유통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현재 정부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에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정치권에서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규정된 월 2회 의무휴업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하고,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지가 제한되는 '상업보호구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복합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유통업계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 속에 매출 증대와 당초 약속했던 신규 고용 창출 모두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 쿠팡 vs 쿠팡맨… "갑질인가? 을의 횡포인가?"
쿠팡이 자체 택배 기사인 쿠팡맨에 대한 도 넘은 갑질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결국 이들의 탄원서가 청와대로 향했다.
지난 5월 강병준 쿠팡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광화문 국민인수위원회의 국민 제안 접수창구 '광화문 1번가'에 쿠팡맨 75명(전현직) 명의로 탄원서를 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쿠팡은 216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부당해고했다. 당시 근무하고 있는 쿠팡맨 전체 인원은 2237명으로 쿠팡 측에서 밝힌 3600명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사실무근'이라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논쟁에 결과는 아직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 "돌파구 찾아라"… 체류형 몰·그로서란트 마트 등장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마켓들이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돌파구로 고객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요소를 집합한 매장들을 연이어 오픈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전작인 하남보다 비 쇼핑공간이 6300㎡ 넓고 이 부분에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등 대규모의 체험형 매장이 들어섰다.
롯데마트도 지난 4월 오픈한 양평점 1층을 통채로 비우고 그 공간을 '도심 속 숲'을 콘셉트로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꾸려졌다. 장보기와 식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역시 5월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형태의 상권 맞춤형 매장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마켓들은 고객 체류 시간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
◇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 편의점 소포장 제품 인기↑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편의점이 소용량 상품을 주력으로 배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분석한 결과 소용량 포장 과일 매출은 2015년 34.5%, 2016년 37.3%, 2017년 46.2%로 지속 신장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 매출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U 도시락 매출신장률은 2014년 10.2%에서 2015년 65.8%, 2016년에는 168.3%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1코노미'를 겨냥한 상품들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GS25는 2~3kg의 소용량 수박인 블랙망고수박을 출시했으며, 세븐일레븐도 이와 비슷한 '노란미니수박'과 '애플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
◇ 롯데면세점 vs 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조정' 논란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문제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롯데면세점 측은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 방안을 인천공항공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형평성을 이유로 이 같은 롯데의 주장을 들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롯데는 최악의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뺄 수도 있다는 강수를 뒀지만, 인천공항공사 측도 롯데가 사업을 철수하면 후속 절차를 밟으면 그만이라고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양사의 갈등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될 분위기다. -
◇ 궐련형 전자 담배 인기 고공행진… 아이코스·글로·릴까지
지난 6월 전자담배계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아이코스(IQOS)가 출시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아이코스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제품으로 아이코스 전용 담배 제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4월 중순 기준 8.8%에 달할 정도로 열풍을 이끌고 있다.
아이코스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출시한 글로와 릴도 인기몰이하고 있다. 궐련형 담배는 일반 전자담배와 비교해 비교적 일반 연초와 맛이 비슷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반 연초보다 몸에 덜 해롭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
◇ '노브랜드'·'온리프라이스'등 초저가 PB '인기'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라는 키워드가 대표 단어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제조사 제품과 비슷한 품질이지만 보다 저렴하고 실속 있게 구매할 수 있는 PB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영향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PB를 론칭하거나 기존 PB의 품목을 확대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식품을 넘어 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지난 9월에는 32인치 TV와 에어프라이어를 내놨다. 이마트24 및 부츠 등 판매 채널도 확대했다.
롯데마트도 '온리프라이스'라는 PB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1000원 단위의 균일가 상품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떨이 판매나 추가 할인 없이 고정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억에 남는 상품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
◇ 홈쇼핑 비리 의혹 모락모락… 초유의 재승인 불발 가능성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과 관련한 뇌물 의혹이 홈쇼핑 업계 전체를 덮쳤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홈쇼핑사는 롯데, GS, 홈앤쇼핑 등이다. 이들은 당시 전 전 수석이 명예협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가성 금품을 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을 후원한 것이 재승인과 관련한 대가성이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GS홈쇼핑도 한국e스포츠협회에 1억5000만원을 기부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홈앤쇼핑 역시 한국e스포츠협회에 27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재승인이 내년 5월인 만큼, 이번 의혹이 발목을 잡을 경우 홈쇼핑 사상 초유의 재승인 불발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2017년 식음료 업계는 각종 악재와 대형 이슈가 연달아 터지며 어느때 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계란 파동이 올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이어지며 계란 값이 한 판에 1만원에 육박하는가 하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갑질'과 불공정 행위는 소비자들은 물론 자영업자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가정간편식(HMR)의 활약은 올해도 이어졌으며 연 7000억원에 이르는 생수 시장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반면 주류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반기에는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황금 연휴로 유통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시행 영향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선물세트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논란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전국 최다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파리바게뜨가 5000여명의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문제를 두고 정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등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사안도 산재해 있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식음료 업계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 길고 긴 계란 파동… 한 판에 1만원 육박하기도
지난해 말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치솟은 계란값이 지난 8월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다시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 판에 1만원에 육박하는 등 그야말로 계란 파동이 일었다.
이에 정부가 사상 최초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고 태국산 계란까지 수입했지만 한 번 올라간 계란 값은 추석 연휴까지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현재는 계란 중품 한판 가격이 1년 전과 같은 570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달 19일 AI가 전북 고창에서 확진된 후 또 다시 계란값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지 축산 당국과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란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식재료이자 가격도 저렴해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정부의 엉터리 검사 과정과 오류 투성이의 결과 발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계란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 위기의 프랜차이즈… '갑질' 뿌리 뽑는다
성추행과 갑질 등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의 부끄러운 낯빛이 낱낱이 공개됐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츠킨 회장은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장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가맹점에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치즈를 강매하고 탈퇴한 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새 점포를 내서 영업을 방해하는 '보복 출점', 광고비 떠넘기기, 고액의 간판 교체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식 회장과 정우현 회장은 논란 이후 모두 사퇴했다. 그러나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들은 이후 매출이 최대 40% 가량 떨어졌고 소비자들은 미스터피자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인 가맹점주들이 떠안고 있다.
최근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욕설과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바르다 김선생'이 가맹점주에게 값비싼 식료품을 억지로 구매하게끔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약 6억5000만원을 부과받는 등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이 연내 이어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가맹사업분야를 정조준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그 어느때보다 살벌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에 프랜차이즈협회를 중심으로 '갑질' 근절 자성안을 발표하고 실천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아직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주류시장 침체… 소주·맥주·위스키·전통주 저성장 속 침울
국내 주류업계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주와 맥주, 위스키, 전통주 등 주(酒)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저성장으로 인한 매출 부진에 처해있다.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무학, 보해양조는 물론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 전통주 업체 등 주요 주류기업들은 지난해 대부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올해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국내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만 유일하게 좋은 성적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젊은층이 인구 비중이 줄면서 술을 소비하는 인구 자체가 점점 줄고 있는 것은 주류업계에 큰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2년 사이 과실주와 탄산주 등이 반짝 인기를 얻고 홈술, 혼술 등이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주류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잠깐 눈길을 끄는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주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하다"며 "이는 국내 주류업계가 함께 돌파해야 할 장기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 호텔 공급 과잉… 사드 후폭풍 직격탄
국내 호텔 시장이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숫자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정부시절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기대하고 법을 바꿔 호텔허가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신규 호텔들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지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국내 호텔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사드보복으로 인해 올해 중국 관광객은 전년보다 400만 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806만8000명이었는데 절반이 줄어든다는 것.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서울 시내 비즈니스 호텔들은 공실률이 40~5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시그니엘서울과 알로프트명동이 문을 열고 하반기에는 객실 1700개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 호텔 '서울드래곤시티'와 르메르디앙서울, 노보텔호텔, L7 강남, L7 홍대, 켄트인호텔, 마곡메리어트 등 특급 호텔들이 새롭게 들어선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호텔 오픈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호텔업계는 중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내국인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짜고 동남아 등 제 3국 관광객을 끌어오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쳐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생수 시장 잡아라… 대기업도 뛰어드는 7000억원대 시장
국내 생수시장은 2010년 3000억원대에서 지난해 7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수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와 2위인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3위인 농심 백산수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신세계푸드와 아워홈, 오리온, 정식품, 동원F&B, 해태음료 등 식품업체는 물론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G마켓 등 유통업체들까지 생수 시장에 연달아 진출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안정적이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생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견돼 식품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 가정간편식 강세 여전… 1인가구 증가로 성장세 뚜렷
국내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3조원 대를 바라보며 매년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HMR 시장은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였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홈푸드 '더반찬', 대상, 풀무원, 이마트 '피코크', 신세계푸드 '올반', 농심 '쿡탐',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빙그레 '헬로 빙그레' 등 대부분의 식품업계가 가정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리온과 CJ프레시웨이 등도 HMR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간편함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힘입어 HMR 시장이 급성장하자 식품·유통 업체들이 신성장 동력 삼아 뛰어들고 있는 것.
최근 가정간편식은 맛과 품질은 물론 가성비, 편의성, 패키징, 조리방법 등이 세분화 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시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 '햄버거병' 논란… 위기의 한국맥도날드
지난 7월,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고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HUS)'. 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등장하면서 한국맥도날드가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위기상황에 처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는 이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공급업체,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식품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검찰이 11월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는 햄버거용 패티를 안전성 확인 없이 유통한 혐의로 맥도날드 납품사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이에 맥도날드는 곧바로 해당 납품업체와의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줄지 않았다.
지난 7월 5일 A(5)양 측은 지난해 9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고 HUS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며 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총 5명의 피해 아동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나 장 질환에 걸렸다며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 김영란법 1년… '가성비'·'실속' 따지는 확 바뀐 명절선물 풍속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 지난 9월 28일 시행 만 1년을 맞은 가운데 명절선물 풍속을 확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마트는 물론 고가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던 백화점에서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가성비'와 '실속형' 선물세트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것. 반면 농·수·축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으며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식품업체와 주류업체들은 김영란법 상한선인 5만원에 맞춘 가성비, 실속형 제품을 내놓고 대응에 나섰지만 비교적 고가 제품인 한우와 굴비, 과일 등은 매출이 대폭 줄며 위기 상황에 처했다.
최근 김영란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절 선물비 상한액이 높아지면서 농·수·축산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은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배 인상됐고 식대비는 기존 3만원을 유지,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었다. 화환은 현행대로 10만원을 유지하게 됐다.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다가오는 설을 준비하는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 추석 황금연휴 특수… 최장 10일, 유통가 반짝 특수
정부가 지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올 추석은 최장 10일에 달하는 황금연휴가 주어졌다. 긴 휴일이 생기면서 국내 여행·호텔·극장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렸고 외식업계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유례없이 긴 연휴에 해외여행객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고 유럽, 미주와 같은 장거리 여행이 증가해 여행업계 매출도이 크게 늘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추석 황금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대비 36.5% 증가했다. 모두투어의 같은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지난해보다 37% 늘었다.
최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와 호캉스(호텔+바캉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호텔 업계도 오랜만에 특수를 누렸다. 특급호텔이 선보인 추석 패키지 대부분이 완판됐으며 비즈니스 호텔이 가성비를 앞세워 내놓은 패키지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외식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업계는 추석 기간 동안 대부분 휴무를 최소화하고 연휴 특수를 누렸다. 추석엔 대부분 집에서 국과 탕, 전과 같은 명절음식을 해 먹지만 이 음식들이 질릴 때 쯤 외식을 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가정을 집중 공략했다.
극장가는 추석 시즌에 개봉한 '킹스맨: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과 '범죄도시'가 입소문을 타고 관객 몰이를 하며 반짝 수혜를 입었다.
◇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논란… 고용부와 법정 다툼 '장기화' 국면
국내 최대 가맹점 3400여개를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직접 고용과 관련한 문제를 두고 정부와의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9월 파리바게뜨 본사가 11개 협력 업체 소속 제빵기사들을 불법 파견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5309명을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10월 31일 소송을 냈다.
파리바게뜨 측은 본사와 협력업체(도급업체), 가맹점주 간 3자 합작사 '해피 파트너스'를 설립해 이를 통한 직접 고용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고용부는 법적 근거를 들어 본사 직접 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제빵기사 700여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에 이어 최근 1000여명의 제빵사가 소속된 한국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노조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문제는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고용부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본사가 제빵사를 모두 직접 고용하거나 제빵사 전원의 동의를 얻어 고용 방식을 협의해야 하는데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
한노총 노조가 설립되면서 일부에서는 화섬노조와의 노노(勞勞) 갈등 사태로 번질 것을 우려했지만 한노총 측은 오는 18일 화섬노조와 만나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낸 직접 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청구 소송 첫 심리를 내년 1월 24일 오전 11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파리바게뜨 본사와 고용부, 화섬노조와 한노총 노조, 가맹점주협의회 등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직접 고용' 문제는 내년까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