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화질소' 판매 시 청소년 구매 불가 설정 필수… 쿠팡 허점 "사후 모니터링 강화할 것"
  • ▲ 쿠팡에서 판매된 아산화질소. ⓒ쿠팡 홈페이지
    ▲ 쿠팡에서 판매된 아산화질소. ⓒ쿠팡 홈페이지


    쿠팡에서 신종마약 재료로 쓰이는 아산화질소를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각효과를 목적으로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는 사례가 발생해 환경부에서는 '화학물질관리법시행령'을 개정해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로 신규지정해 공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아산화질소' 판매 시 흡입용으로 광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환각물질로 지정됨에 따라 관련 상품 등록 시 청소년구매 불가 설정(19금 설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아산화질소는 본래 식품첨가물(휘핑크림) 또는 의약품에 사용되던 재료다. 카페에서 휘핑크림을 만들 때 사용되는 '휘핑가스'가 이 분류에 속한다.

    문제는 '아산화질소가'가 쿠팡에서 청소년 구매 불가 설정이 되지 않은 채 노출 및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경우 아산화질소 검색 시 연관검색어로 신종마약 '해피벌룬'이라는 단어도 함께 노출된다.

    이날 기자가 확인한 결과 소셜커머스 기반인 위메프와 티몬의 경우 '아산화질소'를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상품이 노출되지 않는다.

    같은 오픈마켓 구조인 G마켓, 11번가, G9 등에서는 아산화질소 검색 시 청소년 구매 불가 품목으로 설정돼 있어 대조를 보였다. 옥션의 경우 키워드 검색 시 상품이 노출되기는 하지만 제품을 클릭하면 로그인 과정에서 성인인증을 거쳐야 구매가 가능했다.

    단 인터파크는 제품 일부가 제재 없이 노출됐다. 전 상품이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되는 곳은 쿠팡이 유일했다.

    해피벌룬은 일명 마약 풍선으로 불리며 순간적으로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17명이 이 풍선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란이 일자 지난 7월 경찰은 '해피벌룬'을 다량으로 가지고 있던 20대 남성 두 명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쿠팡의 경우 이전에도 오픈마켓 변경 이후 판매 금지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유로 퇴출당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실제로 가습기·살균제로 총 1528명에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을 키워드 제재 없이 바로 구매 가능한 오픈마켓은 현재 쿠팡 단 한 곳이다.

    관려 업계는 쿠팡의 이러한 무분별한 판매 형태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아산화질소' 판매 문제는 정부 차원의 권고가 이미 하달된 상황으로 이는 판매중개업이나 판매업 등 업종차이 개념을 떠나 범법적 행위라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 권고에 오픈마켓이 해당 사항이면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 아산화질소의 경우 환경부에서 청소년 구매 불가 설정을 지시한 사안"이라며 "기존 오픈마켓의 경우 이러한 절차나 모니터링이 비교적 잘 시행되는 반면, 쿠팡은 모니터링에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쿠팡 측은 제품을 청소년 구매불가 설정으로 변경했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등록한 것으로 직매입 상품이 아니다"라며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