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유한양행·HLB 투자로 주요 주주 등극렉라자 상업화 성과, 리보세라닙 FDA 허가 등 하반기 모멘텀 지속 코스닥 제약지수 3월 말 대비 41% 급락 … 얼어붙은 투자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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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개발 연구원. ⓒ대웅제약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이 장기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부 기업으로 유입되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면서 제약바이오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지만 글로벌 자금은 신약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어서다.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유한양행과 HLB 지분을 잇따라 확대하면서 침체된 투자심리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단순한 수급 이벤트를 넘어 국내 바이오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확인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계열사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를 통해 특별관계자 12곳과 함께 유한양행 지분을 기존 4.36%에서 5.07%로 확대했다. 투자 목적은 단순 투자로 공시했다.블랙록은 이번 지분 확대에 따라 국민연금에 이어 유한양행의 주요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시장에서는 블랙록이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와 후속 파이프라인 가치를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성과가 실제 글로벌 매출과 로열티 수익으로 연결된 사례다. 신약개발 기업의 가치가 단순한 연구개발 기대감에서 상업화 수익으로 옮겨가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유한양행의 파트너사인 존슨앤드존슨은 하반기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최종 전체생존기간(mOS)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데이터는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침투 속도와 처방 확대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또 유한양행은 렉라자에 이어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 YH35324, HER2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 EGFR 이중항체 YH32364,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블랙록은 HLB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블랙록은 지난 3월 HLB 지분 5.01%를 확보하며 진양곤 HLB그룹 의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 데 이어 최근 보유 지분율을 6.05%까지 늘렸다. 단순히 한 차례 지분을 확보한 데 그치지 않고 추가 장내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HLB는 오는 7월 23일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표적항암제로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추진 중이다.HLB 입장에서 7월 FDA 허가 여부는 기업 가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벤트다. 허가에 성공할 경우 HLB는 장기간 이어온 신약개발 성과를 글로벌 허가 단계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9월에는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허가 심사 결과도 예정돼 있다.HLB 측도 블랙록의 추가 지분 매입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이번 지분 추가 매입은 글로벌 시장이 HLB의 미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라며 "7월 간암 신약과 9월 담관암 신약 허가라는 역사적인 대형 이벤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HLB테라퓨틱스의 신경영양성 각막염 치료 후보물질 RGN-259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와 HLB이노베이션의 CAR-T 치료제 혈액암 임상 1상 중간 데이터 공개 등도 하반기 예정돼 있다"며 "그룹 전반의 연구개발 모멘텀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종근당에도 해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코페르닉글로벌인베스터는 지난해 11월 종근당 지분 5.02%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가 된 이후 장내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보유 지분율은 6.05%에서 7.21%로 1.16%p 확대됐다.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지분 확대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올해 3월 말 대비 약 41% 하락했다. 올 들어 주요 기업들의 임상 데이터 발표와 기술이전 성과가 이어졌지만 주가 반응은 제한적이었다.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형 조정 국면에서는 약 50% 내외 하락이 1년 이상에 걸쳐 진행된 반면 이번 조정은 단기간 조정 폭이 깊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바이오지수와 S&P 바이오텍 ETF가 상승세를 유지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제약바이오 약세는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국내 수급 약화와 타 섹터 쏠림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허 연구원은 현재 가격 조정이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쏠림 완화, 악재에 대한 민감도 둔화, 기술이전과 임상 데이터 호재에 대한 개별 종목 반응 회복, 코스닥 내 성장주 순환매 재개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업계에서도 글로벌 자금 유입이 침체된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는 최근 주가 부진이 길어지고 있지만 신약 개발 성과와 기술수출 가능성 측면에서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며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선별적인 지분 확대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확인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