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과 미국 비자 면제 등에 기여했다는 증언 나와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 해소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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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뉴데일리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우리나라 국익에 크게 기여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2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전 회장 외 4인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변호인 측은 조 전 회장이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을 강조하며 사익 추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전 회장이 한미 FTA 협상과 미국 비자 면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조 전 회장에 대해 "조석래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보다 국가와 사회, 우리 경제와 산업계를 더 많이 걱정하고 이에 대한 일을 적극적으로 했다"며 "일본과 미국에 많은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한미 FTA 협상과 미국 비자 면제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이 다시 한번 '조 전 회장이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많이 한 것이 맞냐'고 묻자, 손경식 회장은 "사실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조 전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활동할 때,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활동을 위해 자금을 좀 출연해 주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조 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장(2007∼2010년),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을 역임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조 전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또 다른 증인인 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미 FTA 협상의 전제조건이었던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조 전 회장이 심혈을 기울였다고 증언했다. 

정 전 장관은 "조석래 회장이 미국에 다녀오신 다음 우리 영화산업이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 경제가 살아야 한다"면서 "그만큼 한미 FTA가 중요하고, 경제가 살아야 영화산업도 되는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재봉 부사장의 증인으로 효성 직원인 박진호 아이티기획팀장도 재판에 출석했다. 노 부사장은 효성 본사와 조 회장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예상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대량 교체해 증거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팀장은 "교체를 원하는 팀에서 연락이 와서 교체해 준 것"이라며 "김민식 상무가 하드디스크 교체를 얘기했지만, 지시가 아닌 요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요청하지 않으면 교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 측은 조 전 회장의 개인 PC와 이상운 부회장, 노 부사장 본인의 하드디스크까지 교체된 사실을 언급하며 회사에서 직급상 높은 사람들의 하드디스크도 바꿨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3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다음 기일에는 노 부사장에 대한 신문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2월 900억원대 횡령·배임과 1500억원대 세금 탈루 혐의로 조석래 전 회장과 그의장남인 조현준 사장(당시), 이상운 부회장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조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 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