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독감 백신 기업 사노피와 1691억원 규모 기술수출로 기술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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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백신사업부 분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백신분야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백신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연내 백신사업부를 분할할 예정이며, 신설되는 회사는 SK케미칼의 자회사가 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1년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약 부문은 SK케미칼 안에 남은 파마사업부(화학의약품), 혈액제제 회사 SK플라즈마, 그리고 백신부문 신설법인으로 개편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지주사로 전환했다. 기존 SK케미칼은 지주사 SK디스커버리와 사업 회사인 SK케미칼로 인적분할했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SK케미칼 사업회사는 화학과 제약 사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SK케미칼은 지난 2006년 백신 사업에 진출해 인프라 구축과 4가 독감백신, 대상포진백신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집중하며 약 4000억원을 투자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경북 안동에 첨단 백신 공장인 'L하우스'를 짓고 연간 1억4000만도즈의 생산 기반을 갖췄다.
이러한 투자의 성과는 대규모 기술수출로 이어졌다. SK케미칼은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와 총 1억5500만달러(약 1691억원) 규모의 백신 생산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백신으로는 최대 규모이기도 하지만 사노피 파스퇴르가 세계 최대 독감 백신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술수출이 더 의미가 있다.
사노피는 현재 한 번 접종으로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 중인데, 이 백신 생산에 SK케미칼의 생산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SK케미칼이 수출한 기술은 독감 백신을 세포 배양 방식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유정란(달걀)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해 백신을 생산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동물 세포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 생산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면 6개월가량 걸리지만 세포 배양 방식은 2개월이면 된다. 특히 달걀을 쓰지 않기 때문에 닭에게 감염되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독감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케미칼은 계약서상 1억5500만달러를 단계별 성과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 형태로 받게 된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1500만달러를, 기술이전 완료 후 2000만달러를 받고 이후 추가적인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1억2000만달러를 받는다. 제품이 상용화되면 순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 세포배용 백신기술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고 가장 진보한 기술력으로써 사노피와의 시너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유니버셜한 백신 생산에 집중할 전망"이라며 "이번 기술수출은 2014년 사노피와 폐렴구균백신 공동개발 발표 이후 4년만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SK케미칼의 백신 기술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