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 3% 감소·설비투자도 두 달째 마이너스소비 0.1% 소폭 반등은 '착시' … 내구재 판매 부진 상반기 침체 기조 여전… 서비스·건설업이 불황 방어막
  • ▲ 2026년 5월 산업활동동향 ⓒ국가데이터처
    ▲ 2026년 5월 산업활동동향 ⓒ국가데이터처
    국내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우리 경제를 견인하던 반도체 생산이 한 달 새 10% 급감하며 전체 생산지수를 끌어내렸고, 설비투자 역시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소비가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기저효과에 기댄 착시일 뿐, 내수 훈풍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진단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2026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7.7(2020년=100)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올 1월(-0.8%)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2월(2.1%)·3월(0.4%) 두 달 연속 반등했으나 4월(-0.4%)에 이어 5월까지 다시 두 달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산 감소를 주도한 것은 광공업 부문이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0%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가 무려 10.0% 급감했다. 의약품(-17.5%)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의 경우 플래시메모리·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전월 기저효과와 분기 내 물량 조정의 영향을 받았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생산능력 범위 내에서 일부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되다 보니 지속적인 물량 감소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펀더멘털은 건전하다"며 "진행 중인 신규 팹이 가동되면 물량 기준으로도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석유정제(9.8%)와 자동차(2.7%)는 생산이 늘었다. 다만 석유정제는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급락했던 4월의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2.4% 감소했고, 재고/출하 비율은 101.8%로 4.0%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1.1%로 2.2%p 떨어졌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1% 소폭 증가하며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른 더위로 인한 여름옷(준내구재 2.3%) 판매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화장품 등(비내구재 0.9%)의 소비가 늘어난 덕이다.

    그러나 내수 경기의 중추인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오히려 3.4% 감소하며 상반기 침체 기조를 이어갔다. 전기차 보조금 소진과 하반기 신차 출시 대기 수요가 맞물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업태별로도 백화점(2.2%)과 무점포소매(3.2%)는 웃었지만 대형마트(-5.3%)와 승용차·연료소매점(-3.3%)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투자 지표도 시원치 않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중심의 운송장비(0.2%)가 소폭 늘었음에도 정밀기기 등 기계류(-0.2%) 투자가 줄어들며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 4월(-3.7%)에 이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5.1%)·토목(0.2%)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며 3.8% 증가했고,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55.3% 급증했다.

    제조업과 투자가 동시에 얼어붙은 가운데 서비스업과 건설업은 방어막 역할을 해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3.0%)의 부진에도 은행·저축기관 등이 이끈 금융·보험(5.9%)과 전문·과학·기술(9.3%)의 활약에 힘입어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 역시 건축(5.1%)과 토목(0.2%)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3.8% 늘어났다.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지표는 서로 엇갈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내수출하와 광공업생산 감소 여파로 전달보다 0.3p 하락한 99.9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피(KOSPI) 상승과 수출입물가비율 개선 영향으로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7p 오른 104.8을 기록, 7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불황 속 불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