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주총 이변없이 마무리됐어도 잠재리스크 존재노사갈등·채용비리·CEO교체 등 악재 쌓여…주가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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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금융권 주주총회가 큰 이슈 없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금감원발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CEO들의 거취가 엇갈리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은 지난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무난하게 마무리 지었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및 회장 연임 등 비중 있는 안건을 두고 노조와의 충돌이나 주주 반대가 예상됐으나 별 탈 없이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에 연루된 금융권 전 CEO들의 비리 행태까지 밝혀지면서 한동안 금융권이 안정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금융권의 시선이 가장 쏠린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현재 금감원은 지난 13일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채용비리 조사를 위해 특별검사반을 꾸리고 내달 3일까지 총 3주간 2013년 채용업무 적정성 관련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지인 아들을 하나은행에 추천한 혐의를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임원이나 고위관계자가 연루된 채용 비리 사례들도 추가적으로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채용비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은행 역시 구속된 인사담당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성차별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 상·하반기와 2016년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당시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남성지원자의 서류전형 점수를 여성지원자보다 높게 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은 조만간 국민은행 인사팀장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감원과 검찰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조사, 수사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 보니 불안감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KB금융 역시 이변 없이 주총을 마무리 지었으나 계속되는 노사갈등이 조직 안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가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상정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노조 측은 이사 선임 결의 기준이 되는 출석 주식 수 대비 과반 찬성에 미치지 못하는 4.23%를 득표하며 사외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문제는 주총장에서 안건과 상관없는 채용비리에 대한 노조 측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KB금융 노사 갈등이 고스란히 표출됐다는 점이다.

주총장에서 노조와의 갈등으로 고성이 오고 가고, 설전이 계속되는 등 리딩뱅크 위상에 걸맞지 않는 분위기가 연출됐고, 결국 윤종규 회장이 연임 이후에도 여전히 노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리더십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계속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은행장이 지난 주 은행장 직 사퇴 의사까지 밝히면서 금융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일 제기되는 비리 의혹과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계속되자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회장직에 대한 거취 여부 또한 상반기 내 표명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 DGB금융 지배구조 역시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금융 역시 김용환 회장의 재연임 성공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뚜렷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김용환 회장의 재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 사외이사 선출까지 마무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역시 손태승 은행장 선임 이후 특별한 이슈는 없지만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의 뇌물 혐의가 밝혀진 뒤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주가가 전주 4.5% 하락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대규모 순매도 중"이라며 "우리은행 이전 경영진의 문제일 뿐 현재와는 상관없만 지배구조 잡음이 계속 발생하는 은행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근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정기주총도 마무리됐고 올해 1분기가 끝나가고 있지만 금융권에 불안감과 긴장감은 계속 되고 있다"며 "채용비리 의혹과 CEO리스크가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사 지배구조까지 흔들리면서 주가 하락 등 악재가 연일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