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사 태풍 속 잠잠한 우리·기업은행, 행장 리스크가 ‘발목’

은행들이 연말 임원 인사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전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예외인 곳도 있다.

바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다. 

은행장 선임을 두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부행장과 상무 등 임원 인사까지 덩달아 꼬였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 4일 행장추천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선출한 뒤 곧바로 행추위를 열고 행장 선임에 착수한다.

문제는 우리은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부행장과 상무 등 임원급 인사도 동시에 미뤄졌다는 점이다.

올해 상무 승진 대상자인 본부장들이 있는데 기존 부행장과 상무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 결국 대기 발령 상태로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13명의 영업본부장이 개인고객영업지원TFT에 임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연말 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할 사람과 떠날 사람이 나눠지고 자리가 정해지는데 이번에 인사가 늦어지면서 승진 대상자 13명 전원이 붕 뜬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부장급은 임금도 높은 편인데 은행 입장으로서는 인사를 실시하는 내년 3월까지 이들의 임금을 지급해야돼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난항 끝에 행장을 선출한 기업은행도 인사에 있어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탄핵 정국으로 행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 모두 지체됐기 때문이다.

현재 유석하 IBK캐피탈 사장, 안홍열 IBK자산운용 대표이사, 김정민 IBK신용정보 사장 임기는 지난 4일, 5일, 15일 모두 완료됐지만 아직까지 후임자를 선임하지 못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들의 거취도 불투명한 상태다. 3년을 채운 김성미, 시석중 부행장의 계열사 이동 가능성과 연임 여부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하는데 집중하고 있어 인사 문제는 아직 깊이있게 토의하지 못한 상태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급하게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결국 인사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행장을 스스로 선출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는데 정치적 이슈까지 휘말리면서 행장 선임이 너무 지체됐다"며 "정기 인사까지 약 2주 밖에 남지 않아 심도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