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로 흔들리는 50년 역사 단단히 다져야할 때김태오 내정자 "안정화 주력…신성장 동력 창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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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회장의 임무는 그 어느때 보다도 막중하다. 대구은행의 50년 역사가 흔들릴 정도의 위기 속에서 조직의 운명이 김태오 내정자 손에 달렸다.◆한달여만에 인선 마무리…조직 안정화 '응급처치' 긴급 과제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0일 최종 후보 2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신임 회장이 가장 먼저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어지러운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것이다.지난 3월 말 박인규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한 달여만에 차기 회장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대구은행 창사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조직 쇄신과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지난해부터 장기 수사 중인 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부터 직원 성추행 파문, 은행권 채용비리에 더해 대구은행 임원들의 수성구청 펀드 투자 손실금 보전 사건까지 연이어 터진 악재로 바닥에 떨어진 직원들 사기와 지역사회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이날 김태오 내정자는 임추위의 결정 직후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며 "정도 경영을 통해 고객과 주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과 가치제고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직 내부를 잘 추스른 뒤에는 외형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CEO리스크로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 대부분 답보 상태다.최우선으로 해결해야할 것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다. 이번 회장 선임으로 CEO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에 당국이 심사 결과 발표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DGB금융은 지난해 11월 하이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지주 차원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와 글로벌시장 진출, 디지털금융 활성화에도 속도를 내야할 시기다.DGB금융의 경우 경쟁 상대인 BNK금융, JB금융보다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현저하게 적다. 대구은행의 지주 이익 기여도가 90%를 넘는 만큼 수익 창출 분산의 필요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DGB금융은 대구은행과 DGB생명,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등 6개의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구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55억원, 6개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 71억원에 불과하다.◆금융업 풍부한 경험 갖춘 김 내정자…"신성장 동력 창출 힘"앞서 임추위는 지난달 11일 경영승계 개시를 결정한 이후 회장 공모를 거쳐 서류심사에 통과한 예비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3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과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으로 후보군을 압축한 바 있다.김태오 내정자는 지난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보람은행 설립 당시 창립멤버로 참여했고, 하나은행과 합병 후 2005년 하나은행 부행장보, 2008년 하나금융 부사장, 2009년 하나은행 부행장을 거쳐 2012년부터 2년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역임했다.김태오 내정자에게는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게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지만, 김지완 BNK금융 회장도 은행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무리는 없어 보인다.다양한 금융 분야의 경험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은행의 지역영업 및 리테일 업무 총괄 관리 경험과 지주사의 리스크, 인사, 전략, 홍보 등 경영관리 전반을 경험하고 보험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경력으로 금융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영업통으로 알려진 그가 하나은행 시절 대구경북지역본부장과 영남사업본부를 맡아 경북 영업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평도 있다.또한 투명한 인사관리 소신과 격식보단 실용성을 강조하며 겸손한 자세로 직원을 존중해 덕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김태오 내정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낼 것"이라며 "지역 기반을 넘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로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한편 김태오 내정자는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신임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