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가계대출 총량 규제 겹쳐 자금조달 부담 확대거래는 줄고 집값은 버티는 엇갈린 시장 … 하반기 양극화 우려
  •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동시에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면서 거래 위축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줄고 이자 부담은 커진 반면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거래 감소와 가격 강세가 공존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취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주택 구입을 준비하던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구입자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거래는 줄어드는데 가격은 버틴다 … 서울 시장 '엇박자'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신고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330건으로 집계됐다. 전달(8846건)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최종 집계는 늘어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전월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수 심리는 위축됐지만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상승거래 비중은 57.1%로 전월보다 9.4%포인트 높아졌다. 급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선호지역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거래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도 0.31%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매매 수요 일부가 전세시장에 머물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집주인도 급하게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거래 감소가 곧바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결국 매수자는 자금 부담으로 관망하고 매도자는 호가를 유지하면서 거래만 줄어드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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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문은 좁아지고 이자는 오른다 … 실수요자 부담 가중

    거래 위축의 배경에는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출금리 부담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6일 기준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7~7.49% 수준이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와 변동형 대출의 기준인 코픽스도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649조6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4조6912억원 증가한 규모로, 연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증가 목표(약 4조3400억원)를 이미 약 3500억원 초과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공급을 잇달아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일부 주담대 접수를 제한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취급 한도를 축소하는 등 총량 관리에 나섰다.

    실제 신규 대출도 감소세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5대 은행의 주택 구입 목적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은 2조7855억원으로 하루 평균 1857억원을 기록해 지난달보다 약 25%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승인 규모 역시 같은 기간 약 15% 감소했다.

    신용대출 증가도 변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은 1조3764억원 늘어 주담대 증가 폭을 웃돌았다. 신용대출과 주담대가 동일한 가계대출 총량 안에서 관리되는 만큼 신용대출이 늘어날수록 실수요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주택 관련 대출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역별·가격대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금 비중이 높은 서울 핵심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력이 유지되는 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외곽과 중저가 시장은 거래 위축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 관리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실거주 목적의 잔금·전세대출까지 동일한 총량 규제 안에서 관리할 경우 부담이 실수요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거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핵심지와 비핵심지, 현금 수요와 대출 수요 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