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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협력사업이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관심이 큰 철도 연결의 경우 첫 단추는 남북 공동 연구·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아직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살아 있어 본격적인 경협 논의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분야별 실무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 조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리 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김정렬 국토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부위원장 등이 대표로 나섰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에 설치해 조속히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측은 남측 제안에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만큼 개보수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최대한 빨리 개소하자고 답했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6·15 공동행사는 당국과 민간, 정당·사회단체, 의회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남측 지역에서 열자고 북측이 제안했다.
남측은 장성급 군사회담을 비롯해 △적십자·체육 △철도·도로 △산림 등 분야별로 실무회담이 조속히 열려야 한다는 견해를 전달했다.
북측도 실무회담 필요성에 동의하고 이날 회담에서 장소와 날짜를 확정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관심이 큰 철도 연결과 관련해선 우리 측은 먼저 남북 간 공동 연구·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교통전문가도 남북 철도 등 경협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공동 실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한 교통전문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용하는 평양~신의주~북경 열차가 제일 빠른 데 시속 46㎞ 수준으로 철도·도로 시설이 낙후돼 있다"며 "공동실사는 시설 수준을 확인하고 투자범위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북 철도 연결에 적극적인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도 "이번 고위급회담 참석자 면면을 보면 남북철도 연결사업에 관해 기본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틀에서의 합의에 기초해 우선 남북 간 정보공유와 공동실사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오 사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북측의 시설현황 등 통계 자료는 예전 정보에 기초한 게 많다"며 "철도현황이 어떤지,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지를 모르므로 정보·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우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사장은 "지금은 남북 경협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여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앞으로 구체적인 협력이 가능해지면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관련해 (코레일·한국도로공사 등) 주관 기관이 역할을 할 수 있게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일각에선 이날 고위급회담에서 구체적인 경협 사업을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분야별 실무회담 일정을 잡는 선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정리될 거라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이 남아 있고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남북 경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곤란한 처지"라며 "(청와대에서도) 자칫 (민감한 시기 미국이) 오해할 수 있으니 입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남북·대륙철도 연결과 관련해 "오는 6일 러시아 투르트네프 경제부총리가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며 "북방경제 협력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 사장도 "미북 회담을 앞두고 있고 대북 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 국면에서는 전면적으로 (경협 문제를)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전문가는 "경의선·동해북부선 등은 이미 언급이 이뤄졌지만, 좀 더 구체적인 경협 사업 논의는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