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후 고졸 채용 축소, 영업환경 변화 탓외국인 거주자 늘자 전담직원 채용 대폭 확대돼
  • 금융환경이 변하면서 은행들의 인적 구조도 덩달아 바뀌고 있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고졸 채용 규모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외국인 근로자 수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KB금융지주가 최근 펴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약 3년 동안 은행 인적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졸 출신 직원이 많이 줄어든 부분이다.

  • ▲ ⓒ KB금융지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 KB금융지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70명에 달했던 고졸 인재는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48명으로 줄어들었다.

    매년 60~70명에 달했던 여성 고졸 출신 인재들이 지난 2017년 45명으로 대폭 축소됐고, 남자 고졸 출신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고졸 인력을 뽑지 않고 있고, 시중은행들도 최근 고졸 신입 행원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시작되면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활성화 정책 목적으로 은행들은 고졸 채용에 앞장섰다.

    기업‧농협‧국민‧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 6대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총 645명, 609명의 고졸 신입 행원을 발탁하며 정부 정책에 발을 맞췄다.

    하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고용정책 기조가 경력단절여성으로 바뀌면서 고졸 출신 신입 행원 규모는 반 토막이 났고, 최근에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곳도 있다.

    금융 서비스 형태가 변화면서 자연스럽게 인적 구조도 바뀌는 셈이다.

    그동안 고졸 신입 행원들이 지점 창구에 배치돼 상품 가입·송금·체크카드 발급 등 단순 금융거래 서비스 업무를 전담해왔는데 최근 비대면채널 활성화로 인해 관련 업무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추구하며 투자 상담이나 자산 관리 쪽으로 무게를 싣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졸 출신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반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은행들도 전문 인력을 늘리는 추세다. 

    국민은행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79명, 93명에 그쳤던 외국인 직원 규모는 2017년 161명으로 껑충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이 225만명을 넘는 등 외국인 근로자 규모가 크게 늘면서 은행권 내 이들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출신 상담 직원을 채용해 외환센터를 방문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언어 통역을 지원하고 외국인 전용 종합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신입 행원 공채에서 외국인 부문을 새로 만들고 외국인 영업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고객을 담당하며, 국내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은행 관계자는 "정권 교체 및 금융 서비스 형태 변화로 은행 내 인적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