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산 철강 쿼터제 도입후 품목별 반덤핑 관세 부과미중 무역전쟁 확대 양상… 철강업계에 ‘불똥’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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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양국의 관세폭탄으로 애꿎은 한국 철강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 수출 쿼터에 이어 유럽의 세이프가드 등 한국 철강사들이 미중 무역전쟁 유탄을 맞고 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232조에 근거해 전세계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해 철강관세 조치 유예국중 처음으로 관세 면제를 확정받았으나 쿼터제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미국 수출길은 막힌 상황이다.

    한미 통상 당국은 한국산 철강 제품이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주력 수출 제품인 강관의 경우 전년대비 수출량이 50% 수준으로 줄었으며 올해 할당물량은 거의 소진된 상태다.

    미국이 철강관세 조치에 나서자 유럽연합(EU) 또한 세이프가드로 대응했다. EU는 미국 철강관세 부과로 인한 EU 철강업계 피해를 막고 자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를 잠정적으로 도입한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EU집행위원회는 이달 중 공식적으로 세이프가드 잠정도입을 채택하고 곧바로 실행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 세이프가드의 경우 미국 쿼터제 때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미국 관세 정책의 경우 일괄 25% 추가 관세이며 쿼터제는 70% 이상 수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럽 세이프가드는 일정 물량까지는 수출이 자유롭고 그 기준을 초과할 경우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 철강업계 “미중 무역전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미국과 유럽이 철강관세 및 세이프가드 조치에 나서면서 한국 철강업계는 이중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쿼터제를 도입한 후 곧바로 냉간압연강관, 선재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철강업계는 쿼터제로 물량은 줄고 품목별 반덤핑으로 관세가 올라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간접영향에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정책은 자국내 철강산업의 실질적 피해보다는 다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해 관세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의 중국산 환적수출을 통해 자국내 철강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부는 중국산 환적 대미 철강 수출은 2.4%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며 수출관세 면제를 얻어낸 바 있다.

    유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럽이 전세계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 조사를 실시한 배경에는 미국산 철강을 막겠다는 의도 뿐 아니라 미국의 철강관세 조치로 인해 대미 수출이 어려워진 철강업체들이 유럽으로 수출을 늘리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대미 철강수출은 강관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EU 수출은 판재류가 9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는 두 지역으로 수출하는 제품군이 아예 다른 상황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결국 포스코는 지난달 대미 철강수출 쿼터를 자진 반납했다. 포스코는 할당받은 열연과 냉연 쿼터를 반납했으며 이중 열연 쿼터 물량은 현대제철이 넘겨받았다. 포스코의 대미 열연 수출 관세율은 62.57%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수출을 포기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이 철강관세율을 계속 높이면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점진적으로 줄이고 내수 및 다른 지역으로의 판매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유럽까지 세이프가드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