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리미엄 세단 캐딜락 'CT6', 안락함·안전성에 가성비까지 '굿'

캐딜락 CT6는 혁신적인 신소재 적용과 새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탄생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다. CT6는 새로운 대형 세단 모델을 위해 개발된 오메가(Omeg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차체의 총 64%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경쟁 차종인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및 BMW 7시리즈 대비 최대 100kg이상 가볍고도 견고한 바디 프레임을 완성, 연비와 안전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미국 감수성이 녹아든 플래그십 세단 CT6를 최근 서울에서 충남 서산까지 왕복 300km를 직접 시승하며 장단점을 알아봤다.

시승 차량은 CT6 3.6 프리미엄 모델이다. 이 모델에는 신형 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kg•m의 강력한 성능을 첨단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전달한다.

공인연비는 리터탕 8.2km이며, 가격은 7900만원이다. 

CT6 첫 인상은 강인하면서 고급스럽다. 전면부 그릴 중앙에 위치한 캐딜락의 로고는 CT6를 한껏 빛내주는 요소다. 버티컬 타입의 시그니처 라이트는 아래로 길게 뻗어져 있어 독특한 인상을 안겨준다.

시그니처 라이트에는 간접 조명 방식의 LED 다기능 헤드램프를 적용해 일반 램프보다 더욱 뛰어난 조도와 라이팅 효과를 제공한다.

실내를 들여다 보니 대형세단에 걸맞는 공간감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부드럽고 감촉이 뛰어난 천연 가죽과 고급 원목을 비롯해 탄소 섬유 등 특수 소재를 실내 전반에 적용해, 고급감을 한껏 더했다.

센터페시아에는 10.2인치의 디스플레이와 공조기능만을 담았다. 공조버튼은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올리고 내림으로써 온도와 공조세기를 조정할 수 있게 해, 운전자가 전방 시야를 놓치지 않고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센터페시아 하단에 스마트폰 등 간단한 휴대물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남기는데 CT6는 이 공간을 없애며 깔끔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기어봉은 가로로 길게 뻗어있어 그립감이 뛰어나다. 기어봉 아래로는 오토홀드, 주행모드 기능이 위치해, 주행 중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핸들에는 다소 많은 버튼이 들어있다. 멀티미디어 등 오디오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보조, 온열식 스티어링휠 기능이 모두 자리해 있다. 너무 많은 버튼이 들어있는 탓인지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살짝 든다.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가기 위해 시동을 켰다.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차종이 아님에도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엔진음이나 떨림은 거의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덩치에 맞지 않게 부드럽게 출발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브레이크는 다소 느슨하고 핸들링은 묵직한 편이다. 서스펜션은 제네시스 최고급 세단인 EQ900과 맞먹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차량 내부로 전해지는 충격은 미세해 그 어느 고급세단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다. 

속도를 높여 고속주행에 접어들었다. 풍절음이나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하다. 동승자와 대화는 편안했으며,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리어카메라 미러는 운전자 후방시야를 더 넓혀 더욱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미러 아래에 톡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뒤로 밀면 일반 거울과 똑같아져, 손쉽게 카메라와 거울 기능을 바꿀 수 있게끔 했다.

주행성능은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게 튀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최고출력이 340마력에 달하는 만큼 가속페달을 밟으니 남아도는 힘이 전해진다.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은 동승자에게 안락함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곡선구간을 만나 속도를 많이 줄이지 않고 코너링 성능을 확인했다. 차체를 꽉 잡아주는 코너링은 차량 쏠림현상도 없어 일품이다. 캐딜락이 CT6를 개발하며, 플래그십 세단에 적합한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심하게 신경쓴 안전사양도 이 차량을 더 빛내주는 중요한 요소다. CT6에는 충돌 위험이 감지될 때 소리가 아닌 시트를 통해 경고를 알리는 햅틱시트가 적용돼 있다. 실제 주행할 때나 주차할 때 햅틱시트는 시시각각 진동을 통해 충돌 위험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차량 계기판 하단에는 차량과 사람 등의 표시가 나타났다 사라지며, 전방에 어떠한 물체가 감지되는지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가령 전방에 차량이 있으면 녹색 차량 표시가 나타나며, 안전 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녹색이 적색으로 바뀐다. 사람 역시 차량 표시와 마찬가지다.

물론 이 차량에서도 아쉬움은 존재한다. 최근 반자율주행이 중소형차급에도 대거 적용되는게 현실인데,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는 아쉽다. 또한 차선유지보조기능도 차량을 중간에 위치시키는게 아니라, 차선에 닿으면 반응하는 정도라 이 역시 후속모델이 나온다면 개선돼야 할 점으로 보인다.

짧지 않은 거리를 주행하며, CT6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아닌 플래그십 세단을 찾는 고객이라면, 한번쯤은 이 모델을 시승하며 알아봐도 괜찮은 선택일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