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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시장의 부진으로 연초 정부가 목표로 세운 코스닥 벤처 붐 조성 분위기 역시 멀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물론 벤처 붐의 핵심 업종인 바이오와 IT의 부진의 골이 깊은 가운데 일관성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20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1월 29일 연고점 927.05로 10년 만에 전고점을 갈아치웠으나 지난달 25일 장중 744.11로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수 낙폭은 6개월 새 20%에 이르며 이달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대표 바이오 업종이 고평가와 회계 논란에 시달렸고, IT 업종도 실적 고점 전망에 수급이 나빠졌다. 여기에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 등 나라 밖 악재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정부가 목표로 한 '제2의 코스닥 벤처 붐' 실현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은 현 정부 출범부터 코스닥 벤처 붐 조성을 목표로 잡고 시장 활성화 정책도 내놨다.
기관투자가에 세제 등 혜택을 제공해 투자를 유도하고 창업기업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외환위기 이후 1999∼2000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벤처기업 육성 정책이 글로벌 정보기술(IT)붐과 맞물리면서 벤처 광풍을 몰고 온 것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규모가 상반기에 1조6000억원에 달해 연말에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월에 나온 코스닥벤처펀드(227개) 설정액도 지난달 말 기준 2조985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 역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이 정부와 당국 정책방향에 역행하자 일각에서는 정부 코스닥 벤처 붐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는 코스닥·벤처시장이 해외 여건에도 민감해져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단기 성과를 위한 붐업전략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는 장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정권별로 코스닥 시장은 20여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김대중 정부 당시 코스닥 벤처 붐 직후 코스닥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노무현 정부 시기엔 IT 성장 전략과 글로벌 경기 호황에 코스닥도 강세를 보였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오히려 후퇴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선 많은 중소 벤처기업을 키워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적 방향은 맞지만, 단기간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다음 정권까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세제 지원 등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