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3조 돌파…6개월간 1조 넘게 몰려짧은 듀레이션과 기관투자 배제로 안정성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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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형 운용사인 유진자산운용이 최근 불확실한 금융시장 속에서 국내 채권형펀드로 자금몰이에 나서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채권형 펀드 중 유진자산운용의 ‘유진 챔피언 단기채 펀드’ 시리즈가 가장 높은 운용설정액과 순자산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의 운용설정액은 3조1443억5900만원, 운용순자산은 3조2654억1800만원 수준에 달한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 경쟁사 상품으로는 ‘삼성KODEX단기채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동양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 정도만이 1조원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실적이다.

    올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터키발 리스크로 인한 신흥시장의 타격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투심이 안정적인 채권형펀드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무역전쟁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달 한 달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5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반면 국내채권형 펀드는 1조7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순자산도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해 95조원을 기록했다.

    금투협은 “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가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내채권형 펀드에 대한 순유입 현상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 연초 이후 국내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81%로 국내주식형 –8.57%, 해외주식형 –6.75%, 해외채권형 –2.14%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내 왔다.

    국내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유진챔피언의 경우 유독 자금이 두드러지게 쏠리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진챔피언의 설정액은 지난 6개월간 1조3470억3191만원 증가했다. 

    뒤이어 동양하이플러스가 같은 기간 5915억원, 미래에셋솔로몬중기증권투자신탁이 5658억원 유입된 것에 비하면 크게 앞서는 성적이다.

    유진자산운용은 이번 흥행에 대해 시장 여건 외에도 듀레이션이 6개월 수준으로 짧은 듀레이션으로 금리인상기에 대비한 점과 은행 리테일을 적극 활용한 점을 꼽았다.

    오춘식 상품개발팀 상무는 “듀레이션이 짧다 보니 아무래도 채권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며 “채권형펀드는 큰 리턴(수익)을 원한다기보다 ‘정기예금+α’ 정도를 생각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안정적 수익을 내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진챔피언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1.6~1.7%대를 보이고 있어 주식형 등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넓은 판매채널도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현재 시중은행과 증권사 30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례적인 부분은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일체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 상무는 “공모펀드에 큰 법인자금이 들어오면 초기에는 유리하나 도중에 기관투자금이 빠져나가버리면 일반 투자자에게는 피해를 입힐 수 있어 안정성 도모 차원에서 받지 않기로 했다”며 “최근에도 은행 등에서 투자문의가 들어오나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인상 국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보다 긴 듀레이션의 상품들도 출시했다. 지난 7월 출시된 ‘유진 챔피언 중단기채 펀드’다. 이 펀드는 듀레이션 1년 수준으로 기존 단기채 모펀드와 1.5년 수준의 중기채 모펀드에 각각 투자한다.

    중단기채 펀드의 콘셉트는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추구하다 하락 국면에서는 중기채권 비중을 높여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KB국민은행,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우리은행에서도 판매가 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