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 '네이버페이' 기반 11번가 제치고 2위 코 앞카카오, 카카오톡 플랫폼 중심 'e쿠폰' 시장 업계 1위 기록중업종 간 경계 허물어져… '무한경쟁' 체제 속 판도변화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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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과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존 사업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상품 판매가 주력이었다면, 이들의 서비스 영역이 넓어 상품 판매도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내 시장 쏠림 현상이 짙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해 O2O(Online to Offline) 쇼핑 플랫폼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등을 지원해주는 새로운 생태계도 조성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12월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법인 '카카오커머스'를 신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법인 카카오커머스에는 카카오톡에서 이용 가능한 선물하기, 톡스토어는 물론 다음쇼핑, 스타일, 파머, 장보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톡 서비스에는 '쇼핑하기'라는 오픈마켓형 서비스가 테스트 버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쇼핑 거래액은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13조7000억원, 11번가 9조원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기에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는 업계 2위까지 거래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이라는 안정된 플랫폼을 중심으로 현재 e쿠폰 시장에서 이미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e쿠폰 거래액 기준 카카오는 월 1000억원을 기록해 이베이 300억원, 위메프 1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기존 사업자들이 네이버 등 포털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이들의 시장 확대를 경계하는 이유로 꼽힌다.
앱 기반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와 달리 PC 기반으로 시작한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네이버 및 가격 비교 사이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전체 유입량 가운데 약 20~30%가 포털을 통한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G마켓, 옥션과 11번가는 포털을 통한 PCS(가격비교 시스템·price comparing system)를 이용해 최저가 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 고객 유입량을 차지하는 네이버의 자체 쇼핑 채널 강화 움직임이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에게 경계심을 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를 '시배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건을 업계는 기존사업자와 포털 사업자의 신경전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 측은 네이버 스토어팜과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판매 사업자 상품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우대했다며 검색시장 점유율 80% 이상인 시장지배적인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러한 행위로 제휴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업체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버 측은 쇼핑 랭킹은 상품 인기·신뢰도 등을 점수화해 정렬하는 것으로 차별적인 요소가 없다며 해당 내용을 정면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기존 업체들이 긴장하는 상황은 맞다"라며 "이들은 안정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무한정 확장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는 오픈마켓의 실질적인 주 경쟁업체인 반면, 카카오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본래 사용 속성에서 커머스로 연결하는 이질적인 성격이 있다"며 "다만 이커머스 서비스 영역이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무한경쟁으로 변화하고 있어 이들의 사업 확장이 기존 사업자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라고 경계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