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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일러의 역사 귀뚜라미그룹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귀뚜라미는 냉난방 종합에너지 사업으로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1년 보일러 전문 회사로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해 4배나 늘어난 규모다.
국내 보일러 산업은 1980~1990년대를 걸쳐 급격히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부턴 보일러 신규 수요가 점차 줄어들었고, 2000년 이후 정체기를 맞이했다.
당시 해외 시장은 난방, 냉방, 공조(공기조화, 공기정화) 등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이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이 떠오르고 있었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이미 통합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었다.
귀뚜라미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았다. 냉난방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귀뚜라미는 더 이상 난방 사업, 냉방 사업, 공조 사업을 분리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들어 세계적 추세인 냉난방 복합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주력인 난방 사업은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제품으로 더욱 강화하고, 그룹 전체 비전은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했다.
귀뚜라미는 2001년 거꾸로 타는 보일러, 2009년 4번 타는 보일러, 2012년 거꾸로 콘덴싱 보일러, 2015년 친환경 저녹스 보일러와 사물인터넷(IoT) 보일러, 2018년 인공지능(AI) 보일러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보일러 기술을 진일보시켰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보일러 전문 업체를 넘어 냉난방 에너지기기 전문그룹으로 성장했다.
귀뚜라미그룹이 냉난방, 냉동공조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중심에는 6만5000평 대지 위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아산사업장이 있다. 보일러, 에어컨, 냉동공조기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냉난방 복합공장이며, 4계절 내내 비수기 없는 가동률로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냉난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지면적 9900㎡에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로 ‘귀뚜라미 마곡 중앙기술원’을 설립한다.
기존 경북 청도, 충남 아산, 인천에 흩어져 있던 (주)귀뚜라미, (주)나노켐, (주)귀뚜라미범양냉방, (주)신성엔지니어링, (주)센추리 등 그룹의 냉난방 5개 계열사 연구소들을 하나로 통합한다. 2018년 12월 준공 예정이며, 300명의 연구 인력이 차례로 입주하고, 2025년까지 연구 인력을 500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귀뚜라미 마곡 중앙기술원은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기기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 기술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연구 개발한다. 동시에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귀뚜라미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