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후 경전선 운행 검토" 공언에 그쳐여당 정책위의장·국토부 철도국장 채근에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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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김 장관이 수평통합에 목을 매는 제19대 국회 동기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편의를 위해 자신의 답변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해 8월22일 국회 국토부 현안질의에서 "강원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고속철에 대한 노선조정이 있을 예정이므로 그때 (SRT의 경전선 노선 운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SRT 노선의 경남지역 연장을 요청한 데 따른 답변이다.
이날 박 의원은 "영남권 주요 도시의 주말 하루 KTX와 SRT 운행은 동대구 230회, 부산 202회, 울산 103회이지만, 경전선은 KTX 28회에 불과하다"며 "특히 SRT가 경부·호남선만 허가돼 350만 경남도민에게 심각한 차별을 주는 만큼 이른 시일 내 SRT 경전선 노선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 장관 발언은 결과적으로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국토부가 SRT의 기존선 신규 운행을 위해 철도운영사에 검토를 지시한 것은 지난 9월5일로, 김 장관의 답변이 나온 지 1년 이상 지난 시점이다.
코레일은 평창올림픽의 원활한 수송을 대비해 경강선(서울~강릉)에 투입할 KTX 15편성을 구매했다. 현재는 경강선 수요가 줄어 11편성을 투입하고 나머지 4편성은 경부선 등으로 돌려 운행 중이다. 철도업계는 대회가 끝나고 고속열차 재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차량 임대를 통해 올 초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에스알(SR)의 운행 서비스 확대를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국토부는 김 장관 답변 이후에도 SRT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국감 때 국토부 손명수 철도국장은 '평창올림픽이 끝난 이후 차량에 여유분이 생기므로 수서발 전라선 운영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SRT 기존선 서비스 확대는 여당에서도 관심을 두었던 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11월 호남지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SRT에 전라선 노선이 없어 불편이 크다는 것을 안다"며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SRT에 전라선을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정책위의장의) 말씀이 있었다면 당연히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철도업계 일각에선 상황을 종합했을 때 국토부 내에서 김 장관의 영이 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김 장관이 야당 의원의 서비스 확대 요청에 얼렁뚱땅 둘러댔거나 적자를 모면할 손쉬운 방법으로 통합에 혈안인 오 사장의 편의를 봐주려고 제 답변을 스스로 부정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김 장관이 같은 당인 오 사장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관련해선 철도 주무 부처의 장관으로서 대국민 서비스 확대보다는 정략적 판단을 우선시했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오 사장은 지난달 종합국감에서 SRT 전라선 관련 정 대표 질의에 "수서발 전라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서비스 확대보다 SR과의 통합 논의가 먼저라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철도업계와 국토부 일각에선 SRT 전라선·경전선 신설과 코레일-SR 통합 논의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의견이 적잖다. 고속철 선로배분계획은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수시로 변경이 가능한 만큼 통합 논의와 별개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견해다. SRT 전라선 서비스 후 통합이 결정돼도 새 운행계획에 맞춰 선로배분을 다시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토부 관계자는 앞서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코레일-SR 통합 여부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판단할 부분"이라며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나 SRT 서비스 확대와는 별개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