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漁 실종에 코스닥 상장 발길도 끊겨예상과 다른 흐름에 4분기 실적 빨간불
  • 올해 증시 침체로 상장 철회 기업이 잇따르면서 IPO시장 흉년이 예상된다.

    IPO시장 침체는 곳바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 13곳(이전 상장 및 리츠·스팩 제외)이 상장 심사나 공모 일정을 철회했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대어급'으로 기대된 SK루브리컨츠가 상반기에 공모를 철회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CJ CGV 베트남.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프라코 등이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오알켐, 트윔, 그린페이퍼머티리얼홀딩스 등이 상장 심사를 철회했다.

    이 가운데 CJ CGV 베트남의 경우는 대주주인 CJ CGV가 공모 철회 공시에서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어급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 계획 철회로 올해 들어 공모금액이 3000억원을 넘은 새내기 상장사는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악재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정한 기업가치 평가가 이뤄질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상장을 시도했음에도 다시 공모 철회를 결정하는 기업이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증시 침체가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시장 회복까지 관망키로 방향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익 감소가 우려되는 증권사들은 상장주관 실적 역시 낙제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초만해도 IPO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고, 금융당국도 코스닥 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호재를 내놨지만 예상과 다르게 흐름이 이어져 전반적으로 실적이 둔화될 전망이다.

    대어급이 잇따라 상장계획을 철회한 이후 실적 만회를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활발한 주관이 이뤄져야 하지만 코스닥 상장 예정기업 역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지난 8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코스닥 IPO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 등에 힘입어 올해 신규 IPO 기업 100개 이상 상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지만 실제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는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포함해 총 82곳에 그칠 전망이다.

    2016년 67곳, 지난해 74곳에 비하면 증가한 수준이지만 2015년 102곳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코스닥 IPO를 활성화하겠다고 해도 증시 침체로 IPO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며 "시장이 상승세면 IPO를 하려는 기업들도 이 시기에 하려고 움직이는데 시장이 좋지 않으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취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예상과 크게 다르게 IPO 사업부문에서 부진이 예상돼 4분기 실적에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이미 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성적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은 코스피 5개, 코스닥 39개 등 모두 44개로, 이중 7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종목은 23개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애경산업과 롯데정보통신이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티웨이항공, 우진아이엔에스, 하나제약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