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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기관은 대거 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의 고의분식회계 및 거래정지 결론까지 이끌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고, 기관은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가능성 등 불확실성에 집중적으로 내다 판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14일 3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82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 주식을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이에 비해 개인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9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의 삼성바이오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기(199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우려가 부각되면서 지난 12일 주가가 22.42% 급락했다.
이후 이틀간 반등했지만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결국 고의 분식회계로 이번 문제가 결론이 나면서 14일 장마감 후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업계는 지난주 결과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의 기사회생에, 기관은 불확실성 회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22조원, 6위의 유가증권 상장기업, 삼성그룹의 차기 핵심 회사가 설마 강도높은 제재를 받거나 상장폐지가 되겠냐는 판단에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당 40만원선의 주가가 이달 들어 20만원선까지 급락하자 매수세가 더욱 몰렸다"고 말했다.
개인이 이달 들어 사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1700억원어치가 넘는다.
반면 기관의 입장은 극명히 달랐다.
전체 주식형펀드 4개 중 1개 꼴로 삼성바이오를 편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정지기간 동안은 자금운용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지난주 서둘러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삼성바이오의 거래 정지 기간을 예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주가가 거래정지 기간 동안 고정돼 있어 펀드의 기준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삼성바이오를 담고 있는 펀드의 투심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정지가 해제된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자는 요구가 높아질 경우 삼성바이오를 담은 펀드들을 중심으로 한 펀드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질심사 제도 도입 이후 분식회계로 인한 상장폐지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상장폐지 여부를 따질 때)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의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참작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의 주식 거래정지가 바이오·제약 업종에 미치는 충격도 일단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증선위 발표 후 최근 2거래일간 셀트리온 등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은 대체로 올랐다.
다만 과거 사례만으로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그전까지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16개 기업은 상장 이후에 회계기준을 위반한 사례인 데 비해 삼성바이오는 상장 직전에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거래정지 최소 기간은 15 영업일이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의 판단 자체에 대해 행정소송을 결정한 만큼 상장적격성 심사 및 소송과정 등을 감안해 거래정지 기간이 최소 42거래일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 기간 부여 결정을 내릴 경우 1년 이상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