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창 커피머신' 특혜 의혹엔 "오해" 일축… 고품질 조건에 맞아7월 출범 통행료 수납 자회사 사장도 겸직 의사… 불안 불식 방침
  • ▲ 지난해 12월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손잡은 4명 중 맨왼쪽).ⓒ뉴시스
    ▲ 지난해 12월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손잡은 4명 중 맨왼쪽).ⓒ뉴시스
    "올해 남북 도로 연결 사업이 첫 삽을 뜨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도로공사의 미래를 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서울~평양 고속도로 시대를 열기 위한 남측 구간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9일 경북 김천 도공 본사에서 뉴데일리경제와 만난 이 사장은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해 "남측 구간 사업이어서 유엔 대북 제재와 무관하고 지난해 국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며 "관련 예산 230억원도 확보했다"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 ▲ 이강래 사장.ⓒ도공
    ▲ 이강래 사장.ⓒ도공
    이 사장은 서울~평양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이미 건설 중인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내년 말쯤 완공 예정"이라며 "문산~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구간 11.8㎞ 추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CIQ 1㎞ 구간은 비무장지대여서 함부로 할 순 없지만, 도로는 잘돼 있어 그대로 쓰면 된다"며 "북측 CIQ부터 개성~평양 고속도로 시점까지 5㎞만 추가로 연결하면 서울~평양 고속도로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 구간(5㎞)은 평탄한 지역이어서 공사가 어려운 구간은 없다"면서 "(북측과 협의를 통해) 이 구간 사업을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량사업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남북 도로 연결은 서해축 사업이 동해축 고성~원산 구간(108㎞)보다 먼저 시행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 사장은 "개성~평양 고속도로는 2007년 조사와 지난해 8월 실무진 검토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자료를 축적해 바로 할 수 있다"면서 "이에 비해 동해 구간은 지난해 말 짧게 둘러본 결과 고속도로 아닌 일반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이어져 있어 4차로 확장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도 이 구간에 대해 지형상 왕복 2차로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는 데 설계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사장은 "북은 이 구간에 도로 신설을 희망하는데 많은 조사와 논의과정이 필요하다"며 "북도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개성~평양 고속도로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부연했다.
  • ▲ 고속도로 요금소.ⓒ연합뉴스
    ▲ 고속도로 요금소.ⓒ연합뉴스
    이 사장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요금소) 수납원 정규직화와 관련해선 "6월 말까지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시무식 신년사에서 "상반기까지 영업소 정규직화를 마무리하고 자회사를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장은 7월 출범하는 통행료 수납 자회사의 사장도 겸직한다는 방침이다.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고용불안 등의 우려를 불식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 하남휴게소 ex-cafe.ⓒ뉴시스
    ▲ 하남휴게소 ex-cafe.ⓒ뉴시스
    이 사장은 휴게소 카페(ex-cafe) 사업을 벌이며 우제창 전 민주당 의원 업체에 커피머신 납품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해명에 나섰다.

    도공은 지난해 1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발 휴게소 카페 커피머신 납품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질 좋은 커피를 값싸게 제공하기 위한 조건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먼저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짓고 휴게소를 운영하는 게 핵심인데 (건설) 물량은 얼마 안 남았다"고 전제한 뒤 "누가 사장으로 오든 업적(흔적)을 남긴다면 휴게소밖에 없다"고 솔직 발언을 했다. 이 사장은 "많은 토론을 거쳤는데 (휴게소 사업은) 외형적인 것은 거의 됐다"며 "만족도 조사를 해보니 비싼 임대료와 음식 관련 민원이 문제로 꼽혔다"고 부연했다.

    이 사장은 임대료 문제의 경우 재임대가 이뤄지는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도공 설명으로는 현재 195개 휴게소 중 192개를 76개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직영매장은 45%, 임대매장은 55% 비중이다. 이 사장은 해법으로 운영업체에 직영을 유도하고, 5년·3년·2년 단위 업체 재평가 과정에서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음식 문제와 관련해선 "김치·된장찌개, 비빔밥, 돈가스 등 어느 휴게소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은 한국식품연구원에 의뢰해 표준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커피는 브랜드 커피와의 맛과 가격 비교로 불만이 컸다는 게 이 사장 설명이다. 일반 카페는 고객이 2~3시간 머물며 커피를 마시는 반면 휴게소는 사서 가져가도 값이 비싸고 맛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토론한 결과 집에서 내려 먹는 것처럼 '드립방식'으로 가야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했다. 기존 가압방식의 에스프레소보다 품질을 높이는 추출방식을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싱글오리진 원두를 제시한 것도 휴게소에서 원가를 줄이려고 값싼 원두를 섞어 사용하는 측면이 있어 품질이 떨어지지 않게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저와의 관계로 오해받을 순 있지만, 일방적으로 특정 업체 제품을 강요하지 않았다"면서 "하남휴게소 ex-cafe 1호점 운영업체(KR)가 적합한 제품을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다른 기계로는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 보고 자체적으로 구매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도 엉터리가 아니다. 워낙 잘 만들어 (운영업체에서) 탄복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이후로는 다른 운영자들이 1호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제품이 채택됐다는 게 이 사장 해명이다. 실제 안성(서울)휴게소는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권이 운영업체에 있었다는 방증인 셈.
  • ▲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 하는 이강래 사장.ⓒ도공
    ▲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 하는 이강래 사장.ⓒ도공
    이 사장은 끝으로 내년 총선과 관련해 출마 의사를 묻자 "여기(도로공사) 있는 동안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후배(정치인)들이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