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0%룰 예외 없다"… 수탁자委 "입장변화 없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달 1일로 예정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한진그룹에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강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 6일 만에 또 회의… 적극적 주주권 논의 안해 

국민연금 수탁위는 29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2차 회의를 열었으나 1차 회의 결과대로 위원들의 각자 의견을 기금운용위에 보고키고 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발언 이후, 수탁위원들 의견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기업 대주주의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해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한진그룹 경영진과 국민연금의 비공개 면담 내용을 공유하고 단기 매매차익 반환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그쳤다. 

한진그룹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1차 회의가 열린지 6일 만에 또 다시 수탁위가 열리면서 수탁위가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뒤집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대신 이날 논의는 기금본부가 수탁위원들에게 단기매매차익 추정치에 대해 설명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지분 10%이상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보유할 경우, 해당 지분 변동 내역을 5거래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또 6개월 내에 단기매매차익을 해당기업에 돌려줘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이러한 '10%룰'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선언하기는 어려워졌다. 

지난 25일 복지부가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자 금융위원회는 29일 현 규정상 국민연금에 예외를 두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해 이 규정을 적용 받는다.

동시에 국민연금이 대한한공 지분 목적을 현재의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전환할 경우 단기매매차익을 토해내야 한다. 

국민연금으로서는 이사해임 등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와 단기매매차익 중 한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뱉어내야하는 단기매매차액이 연간 50억에서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 운용하고 있는 민간 자산운용사들 역시 10%룰의 적용을 받아 주식매매 패턴 등이 공개돼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