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스트BT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경남제약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BT가 경남제약 인수를 천명했으나 최대주주 펀드 조합원 듀크코리아의 반대에 부딪혔다.
앞서 넥스트BT는 지난달 29일 경남제약 인수를 통해 제약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넥스트BT는 경남제약 지분 12.48%를 확보해 마일스톤KN펀드의 최대출자자 듀크코리아(지분율 65%)의 지분 5300좌(5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일스톤KN펀드는 경남제약 12.4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경남제약은 "경남제약은 해당 사항을 통보 받은 바가 없다"며 "넥스트BT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듀크코리아 보유 마일스톤KN펀드 출자 지분은 52%는 환산하면 경남제약 주식의 약 4% 수준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넥스트BT는 지난달 30일 개최된 마일스톤NK펀드 제1회 임시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취득하지 못했다. 최대출자자인 듀크코리아의 반대로 인해 부결된 것이다.
마일스톤KN펀드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듀크코리아, 하나금융투자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시일이 촉박해 총회를 잠정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며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듀크코리아의 반대 행사로 전원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넥스트BT는 듀크코리아가 먼저 경남제약 인수를 제안해 양수대금까지 지급했는데 조합원 지위를 넘기지 않는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넥스트BT는 마일스톤KN펀드의 지분 인수를 위해 53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했다.
넥스트BT는 즉각 듀크코리아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면서 경남제약 인수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넥스트BT 관계자는 "넥스트BT는 듀크코리아가 먼저 제시한 투자원금에 해당하는 금액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당일 대금도 전액 지급했다"며 "쉽게 말하자면 땅을 팔고 돈을 다 받고서도 뒤돌아서서 명의변경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황당한 사건"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펀드의 조합원 총회의 결과로 경남제약 인수가 무산된 것이 아니라 그저 펀드내 조합원 지위만 지금 당장 취득하지 못한 것뿐"이라며 "넥스트BT는 경남제약 인수를 위해 전면전에 나서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넥스트BT는 현재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넥스트BT의 최대주주는 39.78%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리더스다. 바이오리더스는 자궁경부전암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반면 바이오제네틱스가 경남제약 인수전의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경남제약이 내달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 사내이사 후보로 올린 4명의 인사가 모두 바이오제네틱스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내달 7일 임시 주총을 개최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주총에서 경남제약은 사내이사 후보로 김병진 씨, 하관호 씨, 안주훈 씨, 이용 씨 등의 이름을 올렸다.
이 중 하관호 씨와 안주훈 씨는 현재 바이오제네틱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용 씨는 바이오제네틱스의 등기임원이다.
바이오제네틱스는 기능성 콘돔 등 라텍스 고무제품 생산·판매 목적으로 지난 1973년 설립됐다. 지난 2017년 12월 의약품 관련 연구·개발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사명을 기존 유니더스에서 바이오네제틱스로 변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업다각화와 바이오 사업 진출을 목표로 종속회사인 바이오케스트를 신규 설립하기도 했다.
김병진 씨는 라이브플렉스 대표이사다. 라이브플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바이오제네틱스 지분 5.13%를 보유한 주요 주주였다. 김 라이브플렉스 대표 역시 바이오제네틱스 측 인물로 해석되는 이유다.
지난 1977년 설립된 라이브플렉스는 텐트·아웃도어 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현재 100% 자회사인 중국 텐트 제조공장에서 레저·기능성 텐트를 생산해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수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경남제약 인수전은 진흙탕 싸움으로 접어들었다. 경남제약의 주식을 71.68%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경남제약의 새 주인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