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카카오, '평일 출퇴근 제한적 운영' 방식 도입 합의 카풀업계 "혁신 성장 발목 잡는 선례… 공격적 사업 전개 나설 터"택시업계 "불법 유사 택시 영업 막아야… 기존 고소·고발건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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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풀(승차공유)' 서비스 도입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이어온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지만, 업계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택시업계와 카풀 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제한적인 카풀 서비스 도입에 대해 합의했다. 지난 1월 22일 대타협 기구가 출범한 지 45일 만이다.

    그간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정식 도입을 미뤄온 카풀 서비스를 여객운수사업법 등 현행법의 본래 취지에 맞게 출퇴근 시간인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6~8시로 제한·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합의의 골자다.

    이 밖에도 택시기사 처우개선을 위한 월급제 시행을 비롯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출시, 초고령 택시기사의 개인택시 감차 방안 추진 등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됐다.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기존 택시에 카풀의 플랫폼 서비스를 적용하는 형태로 카카오와 택시업계, 정부 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택시업계와 혁신적인 모빌리티 생태계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택시업계와 함께 국민의 교통 편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와 카풀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승차공유업계에서도 관련 서비스의 제도권 편입 및 자율성 확보 등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카풀 서비스의 제한적 운영에 대해 합의에 나선 카카오와 달리, 타다와 풀러스 등 다른 승차공유업체의 경우 대타협 기구에 불참하며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당초 합법적인 카풀 서비스를 두고 제한적 운영이라는 선례가 생기게 돼 향후 혁신 서비스 발굴 과정에서도 택시업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풀러스 측은 이번 합의와 관련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의 이동 편익을 증가시키기 위한 취지의 대타협 기구였는데, 실효성 있는 결론은 아닌 것 같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시간대에 카풀을 투입할 수 없게 돼 유감이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풀러스는 현재 무상카풀을 제공하고 있어 합의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국민 이동 편익을 위해 과감히 투자와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다 역시 다음달 중 고급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회사 측은 초기 파트너 1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최대 1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서고 있다.

    택시업계는 합의를 통해 앞서 예고했던 4차 대규모 집회를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타다와 풀러스에 대한 고소·고발건과 관련해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다는 뜻을 밝혔다.

    택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불법 유사 택시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상생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해결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