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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로 차량의 가치가 떨어지는 손해를 인정하는 기준과 범위를 두고 차보험 표준약관과 법원 판례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은 9일 발표한 '자동차 시세하락손해 보상 확대 및 향후 과제'보고서에서 "약관의 보험금 지급 기준과 법원의 판결 내용에 차이가 있을 경우 분쟁이 증가할 수 밖에 없으므로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세하락손해는 사고로 차량에 손상이 발생했을 때 수리를 완료하더라도 차량의 가치가 떨어지는 손해로, 대물배상에서 보상하고 있다.
차보험 표준약관은 차량 연식 및 파손 정도를 기준으로 시세하락 손해 보상 대상을 정하며, 보상금액은 차량 연식에 따라 비율을 정하고 있다.
피해차량이 출고 후 5년 이하인 자동차로, 사고로 인한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차량 가액의 20%를 초과할 경우 시세하락 손해를 인정한다. 보상금액은 출고 후 1년 이하인 경우엔 수리비의 20%,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경우엔 수리비의 15%, 2년 초과 5년 이하인 경우엔 수리비의 10%로 산정한다.
반면 법원은 중대한 손상이 발생해 수리한 뒤라도 '일부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는지 여부'를 보고 시세하락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법원에서 2017년 사고당시 차량가액이 1450만원, 수리비는 2200만원으로 파손정도가 15%, 출고 후 2년이 경과해 약관상 시세하락 손해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이 사건 사고로 좌우 프론트 휀더 등이 심하게 파손됐고, 사고이력이 중고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 기재 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해 시세하락손해를 인정했다.
자동차보험약관상 차량연식 및 파손 정도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세하락손해 보상대상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에서 시세하락손해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한 판례상 시세하락 손해액은 다양한 기준에 의해 법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금액으로 산정하고 있다.
실제 법원에서 인정된 시세하락손해 금액은 수리비 대비 10% 내외에서 165%에 이르는 수준까지 다양하다. 차보험 표준약관상 기준인 수리비 대비 10%~20%를 크게 웃도는 법원 판결이 나온다는 것이다.
황현아 연구위원은 "시세하락손해 인정 기준 및 인정 범위에 대한 판례나 분쟁사례를 검토해 필요한 부분을 보험 약관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약관 기준과 판례 기준 사이에 불합리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