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예금금리 빠르게 내려대출금리 인하 굼떠 소비자 불만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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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달 대출이자 납부에 허덕이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저축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은행들의 행태에 답답한 마음뿐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들리자마자 예금금리부터 내리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 하락 폭은 예금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인상될 땐 대출금리를 바람보다 빠르게 올리던 은행들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뒤늦게 소폭 올려 비판을 받았다.

    최근 은행들은 일제히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되면 예금금리는 더 떨어지게 된다. 불과 지난해 말 연 2%대로 올랐던 금리는 또다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는 것은 대외 경기 부진 속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바뀌고, 이에 따라 한은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시장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 추세는 기준금리 방향을 예측해 가장 먼저 움직인다. 시장금리가 하락함으로써 예금금리와 함께 대출금리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은행들의 대출금리 조정은 굼뜨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금리 산정 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를 든다. 특히 대출을 받을 땐 은행이 가산금리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대출 이자율이 결정되므로 소비자가 짊어져야 할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좌우된다. 

    은행들의 주먹구구식 가산금리 책정 행태는 유명하다. 소비자들은 가산금리 공개를 요구하지만, 은행들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알리길 꺼린다. 가산금리는 대출 시 기준금리에 고객별 신용도 등의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이자율이다.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은행들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인하하면 예대마진 폭이 줄기 때문에 신규로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예금금리를 낮춰 차익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수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렇기에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커져간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잣대를 다르게 하는 것은 소비자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가속화 하고, 대출금리 인하는 소폭에 그칠 경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