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동 정세 불안에 1.22% 하락…2561.69 마감삼성전자, 장중 ‘5만전자’…낙폭 과대 인식에 소폭 반등이란‧이스라엘 충돌 격화했지만…"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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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에 수백 발의 미사일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의 전면전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는 중동 위기에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보였으며, 환율과 국제유가는 급등했다.다만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크지 않고, 주요국 물가도 안정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58포인트(1.22%) 하락한 2561.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26.72포인트(1.03%) 내린 2566.55로 출발해 1%대 안팎의 낙폭을 유지하며 등락을 이어갔다.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5포인트(0.23%) 떨어진 762.1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58포인트(0.86%) 내린 757.30으로 출발해 낙폭을 줄여나갔다.이날 국내 증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과 미국 증시 부진, 매크로 지표 부진,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주 대량 순매도 등 각종 악재를 소화한 모습이었다. 국제유가와 금 현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보복 공격을 예고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됐다. 여기에 미국 공급관리협회의(ISM)의 9월 제조업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월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70.62달러를 기록했다.간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3대 지수인 S&P500(-0.9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1%), 나스닥(-1.53%) 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엔비디아(-3.66%) 등 대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졌다.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크게 흔들렸다.이날 전 거래일 대비 0.33%(200원)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주가는 개장 직후 5만9900원까지 밀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6만 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3월 16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부진한 데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0% 하향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삼성전자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맥쿼리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이 발생해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면서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증권가에선 중동 불안에 따라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하락 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급등했지만, 절대적인 가격이 낮아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인다"라며 "전면적 확대 및 미국의 개입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주식 시장 하락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 이란 정부는 자국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전날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체제가 추가 보복을 도발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란의 조치는 종료된다"라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는 점에서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동 사태 이후 국제 유가가 반등했지만,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박 연구원은 이어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70달러 수준은 글로벌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유가가 장기간 90달러를 웃돌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주요국의 물가가 안정세에 진입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박 연구원은 "미국, 유로존 등 주요 지역의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 유가 불안이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가능성도 작다"라며 "특히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원 대비 1.8%까지 낮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