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이마트 김포 물류센터 'NE.O 002' 앞세워 새벽배송 승부수재고관리,자동피킹 등 자동화로 효율 높여, 콜드체인 통해 신선도도 잡아27일부터 서울 10개구 ‘새벽배송 서비스’ 시작… 마켓컬리와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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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 보이지 않는 컨베이어 벨트 위를 초록색 바구니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축구장 5개 크기의 해당하는 넓은 공간을 상하좌우할 것 없이 휘젓고 다닌다. 25일 방문한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2002)의 모습이다.

    김포에 위치한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하루에 취급하는 일 생산능력(캐파)는 3만1000건. 시간당 처리하는 주문 건수는 약 200여 개로 2초당 한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컨베이어 벨트 앞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은 14명에 불과했다. 자동화가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대규모 배송 물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 가능한 것은 SSG닷컴 온라인전용 물류센터가 갖춘 최첨단 물류 시스템 때문이다. 특히 ‘GTP’(Goods to Person) 기술로 작업 시간을 대폭 줄였다. 사람이 상품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아닌, 상품이 사람에게 오게 해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로 고객 주문 이후,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322개 셔틀 유닛이 14미터 높이 재고 창고를 분당 200m 속도로 부지런히 오가며 상품들을 꺼낸다. 이후 GTP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에게 보낸다. 작업자는 정해진 위치에 서서 자동으로 온 상품의 정보와 수량을 확인한다. 버튼만 누르면 상품이 레일을 따라 이동해 고객 배송 바구니에 담긴다. 

    라면이나 즉석밥 등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들은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통해 더욱 빠르게 바구니에 담긴다. 디지털 표시기의 램프가 점등되면, 작업자가 해당 상품을 배송 바구니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후방에서 재고가 자동으로 보충돼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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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식품을 관리하는 3층 ‘WET 작업장’에 들어서자 냉장고에 들어간 듯한 싸늘한 온도가 느껴졌다. 한여름에도 직원들은 패딩과 두꺼운 목티를 입고 작업을 이어갔다. 365일 내내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 때문이었다. 신선식품, 냉장·냉동 상품 등을 영상 8도 이하의 낮은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냉장고 안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상품 입고 시 대형 차단막을 내리고 급속 냉각팬을 가동해 낮은 온도로 상품을 관리한다. 물류센터 내 이동시에도 보랭재가 든 아이스박스에 실려 일정한 온도가 유지된다. 

    상품이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은 1층 출하장이다. 이곳은 자동 나열 시스템을 구축해 50개 도크를 통해 상품이 출고된다. 적재가 끝나면 문이 닫기고 트럭이 출발한다. 전날 자정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새벽 3시부터 6시 사이 고객의 식탁으로 배송이 완료된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는 “대량 주문이 들어와도 오류 없이 똑같은 서비스를 내보내는 것이 이마트 온라인 물류센터만의 장점”이라며 “하드웨어는 일본의 회사와 협동해 구축했지만 소프트웨어는 저희가 5가지 정도 중요한 부분을 자체 개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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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닷컴은 이 같은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새벽배송’에 나설 예정이다. 주문은 26일 오후 3시 이후부터 가능하다.

    새벽배송은 전날 자정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새벽 3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배송이 모두 완료되는 서비스다. 배송 시점을 다음날 새벽뿐 아니라 이틀 후, 삼일 후 새벽까지 날짜를 지정해 계획된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 

    배송 가능한 상품은 신선식품, 유기농 식재료, 베이커리, 반찬류, 밀키트며 식품류는 물론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에서 반려동물 사료까지 총 1만여 가지다. 

    다만 새벽 배송은 한강에 인접한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등 서울지역 10개로 한정됐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두 개의 서울 주요 고속화 도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연말께 김포 3호 센터가 오픈하게 되면,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또 다른 주요 간선 도로를 활용해 새벽 배송 지역과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도 연구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지어지고 있는 김포 3호센터가 오는 12월 오픈하면 취급 상품은 5만3000개, 일 캐파는 3만5000건으로 늘어 서울 서북부까지 배송이 가능할 예정”이라며 “물류센터와 가장 가까운 김포 지역을 제외한 것이 아니라, 배송 효율을 생각해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부터 시범적으로 파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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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이른 아침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시작한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 ‘샛별 배송’을 시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까지 가세했다.

    2015년만 해도 새벽배송 시장은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동안 무려 40배나 커지며 올해 시장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중 마켓컬리는 선발주자로서 40%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57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고성장했다.

    SSG닷컴은 ‘마켓컬리’보다 우수한 배송과 상품군으로 고객의 아침 식탁을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김예철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현재 마켓컬리가 프리미엄 상푼군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면, 이마트는 프리미엄 상품부터 피코크·노브랜드 등 저렴한 상품까지 상품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또 “타 업체 대비 2배 이상 많은 신선상품, 보랭가방을 통한 친환경 배송 등 차별화된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여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겠다”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