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경쟁서 251억원에 낙찰… 민자역사 유통대전서 웃어라이벌 신세계, 인천터미널점 설욕 별렀지만 무산'최장 20년' 임대 국유재산법 개정안에 관심 쏠려
-
한국철도시설공단은 30년 점용 기간이 만료돼 처음으로 국가 귀속된 민자역사의 상업시설 운영사업자를 새로 공모한 결과 서울역 옛 역사는 한화역사, 영등포역은 롯데로 결정됐다고 28일 밝혔다. 한화역사는 지금처럼 롯데마트에 재임대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롯데가 두 민자역사 모두를 지켜낸 셈이다.
최고가를 써내면 사업권을 따내는 상황에서 롯데는 영등포역 사용금액으로 251억5002만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입찰가격 216억7343만1000원의 116.04% 수준이다. 한화역사가 단독으로 참여한 옛 서울역은 최저입찰가 77억5089만9000원과 별 차이 없는 77억5100만원으로 사용료가 결정됐다.
이번에 써낸 금액은 내년 사용료로, 앞으로 임대 기간 동안 지가 변동 등을 고려해 더 오르게 된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입찰 참여업체들이) 최장 20년 임대 기간을 염두에 두고서 적정 사용료를 책정해 써냈을 것"이라며 "(영등포역의 경우) 기존 업체인 롯데가 사업권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옛 서울역은 일찌감치 롯데마트의 수성이 점쳐졌던 곳이다. 경쟁업체인 이마트는 용산점이 가까워 상권이 겹칠 수 있고, 홈플러스는 신사업 투자 확대로 자금에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면적을 고려할 때 대형할인점 말고 백화점으로 용도를 바꾸기도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해당 용지는 건물면적 2만5013.73㎡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다. 신역사를 운영하는 한화와 주차장,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을 공동으로 써야 하는 만큼 기존 계약업체인 롯데의 재임대가 기정사실로 통한다.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영등포역도 다시 롯데 품에 안겼다. 1991년부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영업 중인 영등포역은 지난해 매출액이 5000억원쯤으로, 롯데백화점 전체 매장 중에서도 매출 비중이 높은 점포로 꼽힌다. 신세계는 올 1월 인천터미널점을 수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롯데에 넘겨준 상황이어서 이번에 설욕전을 벼르고 있었지만, 무산됐다. 신세계로선 기존 신세계 영등포점과 이마트가 가까운 만큼 이번에 영등포역사를 품에 안았다면 롯데가 인천터미널 일대에 조성 중인 '롯데타운'에 버금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유통 라이벌과의 대전에서 선방한 롯데의 눈길은 국회로 쏠리고 있다. 임대 기간을 최장 20년(10년+10년)으로 연장하는 법률 개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 개정의 한 축인 철도사업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남은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국회 공전으로 통과되지 않고 있다. 올해 안에 법 개정이 완료되지 않으면 롯데는 기존대로 최장 10년(5년+5년) 임대 기간을 적용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