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 MLCC 수익성 회복 부진… 하반기도 불투명전장부문 인력충원 등 경쟁력 강화 움직임 관심 집중부산사업장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 신축…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업황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삼성전기는 최근 5G 개화로 성장 탄력을 받고 있는 전장용 MLCC를 중심으로 불황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장사업 부문의 인력 채용까지 나서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MLCC 업황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이슈 등으로 올 하반기에도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MLCC는 아직까지 IT용 제품이 90%에 달하는 등 모바일 수요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크지만, 화웨이 이슈 등으로 IT 범용 MLCC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화웨이 이슈가 완만히 해결되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수요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데 견인했던 MLCC의 업황이 올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기도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전장산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전체 MLCC 시장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모바일을 제치고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전장용 MLCC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이에 자동차업체들도 안정적으로 공급을 해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신규 서플라이어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 핵심 기술인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1999년부터 MLCC를 생산하고 있는 부산사업장은 전장 MLCC사업의 본격 육성에 대비해 지난해 1000여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했고, 투자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거래선으로부터 생산 승인을 받는 등 전장용 MLCC 사업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오는 24일까지 전장부문 경력사원 채용지원을 받으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가 올해 전장부문에서 별도로 경력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지난 2월 이후 두 번째다.

    지난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장용 MLCC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동주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며 "5G 도입으로 산업용 MLCC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개화로 전장용 MLCC 수요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및 전장의 믹스 개선 효과로 MLCC 업황 역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