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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반도체를 찍고 조선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31일 NHK방송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6일 펴낸 '2019년판 불공정 무역신고서, 경제산업성의 방침' 보고서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자금지원을 문제 삼았다.
보고서에는 "한국 조선업을 WTO 제소 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조선사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선수금반환보증(RG) 발급과 신규 선박 건조 지원 프로그램 등이 불공정 무역행위라는 내용이 담겼다.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을 '불법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WTO에 제소하겠단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보고서는 "국책금융기관이 조선산업에 대규모 공적자금지원을 한 것은 WTO의 '보조금과 상계조치에 대한 합의'에 어긋나는 보조금 지급에 해당한다"며 "이는 시장왜곡을 초래해 조선산업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한다"고 적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22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중국 당국에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1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기업결합심사인데 해외 국가로는 중국이 처음이다.
앞으로 중국 정부는 최장 120일 동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글로벌 조선업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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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을 심사 대상국을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한국 공정위는 물론이고 해외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거쳐야 하는데 일본은 여기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국가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2위 조선소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 에 달한다.
일본 조선업계의 분위기도 결사적이다. 일본 조선업을 대변하는 일본조선공업회(IHI)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토 야스히코 일본 조선공협회장은 지난 4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는 시장질서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과잉공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노조측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인용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이 세계 2위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해 달라는 국민감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성을 알리는 영문 서한문을 세계무역기구(WTO), 유럽연합(EU), 글로벌 선주사에 발송하는 등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 관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일본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불법 보조금'으로 보고 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데 대해 "조선업 관련 분쟁은 현재 양자협의 단계에 있고 아직 패널 설치까지 안 갔다. 패널 설치 이후 법리를 본격적으로 다투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의 일환으로 기존 현대중공업을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