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장벽 이어 日 시장 불확실성 높아져게임 결제한도 재도입 추진 등 국내 규제도 한몫업계 "아직 체감도 낮아…상황 예의주시할 것"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 등 수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 제한으로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새 돌파구로 떠오른 일본마저 시장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및 '게임 결제한도 재도입 이슈' 등 국내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게임산업의 침체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3조 142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게임산업 수출액은 6조 6980억원으로 일본(12.2%)은 중화권(60.5%), 동남아(12.6%)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국으로 확인됐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이 최대 수출 시장이지만,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수출길이 꽉 막힌 상황이다. 실제 중국에서 2017년 3월 이후 한국산 게임에 발급된 판호는 단 한건도 없다.

    다수의 국내 게임사는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 게임시장은 지난해 20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등 중국과 미국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출규제라는 난관에 봉착하면서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됐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넥슨은 일본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제작한 모바일게임 '시노앨리스'의 글로벌 출시 계획을 당초 7월에서 잠정 연기한 상태다.

    올 상반기 일본 유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2종을 선보인 넷마블('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개의 대죄')도 양국에서 동시 서비스를 진행 중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엔씨소프트·펄어비스·게임빌 등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주요 게임사들 역시 아직까지 직접적인 체감도는 낮지만, 예단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게임산업 위축을 야기하는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이 같은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침체 수순으로 밖에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대표 게임규제로 꼽혀온 PC온라인 결제한도가 16년만에 폐지됐지만,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모든 게임물에 결제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여기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으로 인한 규제 확대 전망도 잇따르고 있어 게임산업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실제 국내 게임사는 실적 악화라는 부진한 형국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거뒀으며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 가량 줄었다. 컴투스, 위메이드, 웹젠 등 대표 중견게임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2017년까지 연평균 20% 매출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부터 6% 아래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이번 수출규제가 문화·콘텐츠산업의 일부인 게임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다"면서도 "다만 국내 게임업계가 각종 대내외적 악재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직간접적 영향으로 인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