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코멘트 따라 개별 섹터 급등락 이어가 증시 피로감 높아져…2월 정기예금 16조원 급증당분간 트럼프發 증시 변동성 지속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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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발표에 따라 개별 섹터가 급등락하며 투자자들의 혼란도 지속되는 모습이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한 주간 코스피는 1.21% 상승한 2563.48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간 코스피는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변동성 높은 흐름을 보였다.올 들어 강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지난달 말부터 주춤한 흐름이다. 지난 28일 3.39% 급락한 뒤 코스피는 반등다운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코스피 변동성이 높아진 건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영향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수입품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적용을 받는 모든 상품에 대해 오는 4월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이는 지난 4일 두 국가에 한 달 유예했던 25% 관세를 발효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지난 6일 멕시코,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한 달 면제한다고 밝힌 데 이어 다시 하루 만에 면제 대상을 대부분 품목으로 확대했다. 관세 면제 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상호관세를 예고한 4월 2일로 못박았다.
개별 섹터는 트럼프의 발언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철관과 하이스틸 두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첫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하자 가스주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미 협력 분야로 꼽히는 조선업을 촉진할 새로운 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하자 5일 국내 증시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미포도 각각 6.58%, 5.06% 급등 마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HJ중공업도 각각 5.48%, 14.38%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 파행 이후 국내 우크라이나 재건주와 방산주들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공개 충돌한 이후 국내 증시가 열린 첫날인 지난 4일 전진건설로봇(-6.17%), HD현대건설기계(-4.53%) 등 재건주는 급락했다. 반면 같은 날 한화시스템(8.67%), 코츠테크놀로지(8.55%) 등 방산주들은 7% 안팎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광물협정 재개 희망 서신을 공개하자 종전 기대감이 재유입되면서 지난 5일 HD현대인프라코어(10.48%), HD현대건설기계(7.68%) 등 재건주는 급등했다.
자동차섹터도 트럼프의 관세정책 발표에 따라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현지시간 4일부터 부과한 25% 관세와 관련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자 지난 4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장중 한때 시가총액 5위 밖으로 밀려나기까지 했다.
이후 지난 5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에 한해 관세 부과를 1달간 유예하기로 한 발표하자 다시 이틀 연속 반등하며 4%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국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자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대비 15조7006억원 늘어난 938조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기예금은 최근 두 달간 25조9203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21조1285억원에 이어 올해 1월 4조7918억원 줄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가 명확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거진 관세전쟁으로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면서 투심도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불안정성이 안전한 상품을 찾는 수요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한동안 시장은 트럼프발 변동성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전후로 불안 심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번주 예방주사를 맞은 증시 변동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